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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을 이끄는 W리더십]-⑤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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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지난해 10월 취임한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52)는 강력한 리더십과 시장친화적인 정책으로 1924년 이후 한 번도 제1당이 돼 본 적 없는 보수당을 집권당에 올려놓아 세계로부터 주목 받았다.


솔베르그는 1980~90년대 총리를 지낸 그로 할렘 브룬틀란에 이어 노르웨이 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로 1990년대 이후 첫 보수당 소속 총리이기도 하다.

지난해 9월 치러진 노르웨이 총선에서 보수당을 필두로 한 진보당ㆍ기독민주당ㆍ자유당 등 보수 야당 연합은 총 의석 169석 가운데 과반인 96석으로 정권잡기에 성공했다. 우파 연합이 집권 좌파연합을 꺾고 8년만의 정권 교체에 성공한 데는 당시 보수당 대표였던 솔베르그 덕이 크다.


솔베르그는 세금 감면과 폐쇄적인 이민정책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한편 석유산업 재편과 개혁도 공약했다. 친기업적 성향을 과시한 것이다. 그는 감세와 공기업 민영화를 통한 개혁도 제안했다.

세계 경기침체, 이민자 증가 같은 문제와 맞물려 일자리 축소 및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컸던 노르웨이 국민은 결국 솔베르그의 손을 들어줬다.


솔베르그는 정치적으로 변방에 속하는 노르웨이 서부 해안도시 베르겐 출신이다. 그는 난독증(難讀症)에도 베르겐 대학에서 사회학ㆍ정치학ㆍ통계학을 전공했다. 그가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28세 때다. 28세 때인 1989년 의원에 처음 당선된 뒤 잇단 5선으로 차근차근 정치 경력을 쌓아갔다.


솔베르그는 2004년부터 보수당 대표를 맡았다. 2001~2005년에는 기독민주당이 이끄는 보수 연정에서 지역개발ㆍ지방정부 장관을 역임했다. 당시 국제 인권단체들의 압력에도 이스라엘 핵 과학자의 노르웨이 망명 신청을 강경한 태도로 거부했다. 대(對)이스라엘 관계를 더 중시한 것이다. 이때 언론은 솔베르그에게 '철의 에르나'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솔베르그 총리는 보수파에 비주류 출신이라는 점 말고도 여러 면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비슷하다. 그에게 '노르웨이의 메르켈'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다. 그도 메르켈 총리를 존경하는 인물로 꼽으며 자기의 '롤모델'이라고 언급하곤 한다.


노르웨이 안팎에서는 솔베르그 총리의 강인한 리더십이 노르웨이 경제발전과 경제구조 재편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노르웨이는 솔베르그 총리의 공약대로 석유산업 재편을 시도 중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노르웨이가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 "2014년에는 낮은 실업률과 석유 아닌 다른 재화의 경제 기여도 증대를 기대해본다"고 자신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도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운용 중인 '오일머니'는 8000억달러(약 856조원)에 이른다. 솔베르그는 불가능하리라 예상됐던 우파 연정을 이끌며 지난해 12월 15일 2014년도 예산안 협상도 잘 마무리했다.


솔베르그 총리에 대한 노르웨이 국민의 지지도는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노르웨이 공영 방송 NRK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솔베르그 총리는 지지율 43.5%로 옌스 스톨텐베르그 전 총리에 대한 지지율 40.4%를 앞섰다. 솔베르그 총리는 같은 해 11월까지만 해도 스톨텐베르그 전 총리에게 밀렸다.


아쉬운 것은 최근 의욕이 너무 앞선 탓인지 솔베르그 총리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노르웨이의 올해 예산안에 대해 살펴보면 솔베르그 총리의 야망과 행동이 큰 차이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 경제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겠다던 그의 야망과 달리 노르웨이 경제가 여전히 높은 석유 의존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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