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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주자도 없고 팀워크도 깨진 與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7초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누리당이 6·4 지방선거 전략을 짜는 데 꽤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 대표선수가 출마를 고사하며 인물난을 겪고 있는 것은 물론 이들에 대한 친박(親박근혜) 주류의 출마 설득과정마저 매끄럽지 못하며 갈등만 키우고 있다.


서울시장의 경우 당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정몽준 의원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두 사람은 각종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군이다. 선거결과에 가장 먼저 책임을 지는 홍문종 사무총장은 이들을 설득하려다 간극만 벌렸다. 홍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정 의원의 불출마를 "자신의 몸값을 올리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지사에 대해서는 불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며 그가 당으로 복귀해 당 대표 경선에 나선다 해도 당권을 쥐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했다.

정 의원과 김 지사 측 진영 모두 부글부글 끓고 있다. 정 의원 측은 "무례한 행동"이라는, 김 지사 측도 "부탁을 해도 모자랄 판에 무시를 하느냐"는 반응이다. 결국 홍 사무총장은 "그런 의미로 말한 게 아니다. 좀 와전된 것 같다"고 물러섰다.


이번 홍 사무총장 발언 논란은 일단 수면 아래로 잠복하는 분위기지만 당 주류의 '중진 차출론'은 더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현에 문제가 있었다 하더라도 홍 사무총장의 '몸값' 발언에 공감하는 분위기는 적지 않다. 정 의원이 차기 대선까지 가기 위해선 당내 주류로 올라서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당심을 움직일 굵직한 이벤트가 필요하고 서울시장 출마가 가장 좋은 해법이란 이유에서다.

홍 사무총장이 정 의원에게 "차기 대권에 도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려면 서울시장에 나와야 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아직은 막연한 기대로 보이지만 결국 정 의원이 당의 러브콜을 받으면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분석에 기초한다.


당 지도부는 김 지사의 출마도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김 지사 역시 당내 세력이 미비한 비주류다. 김 지사도 차기 대선출마를 위해선 정 의원과 같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당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김 지사는 서울시장 퇴임 뒤 대선으로 직행한 이명박 전 대통령 모델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문제는 이 전 대통령과 달리 김 지사는 퇴임 뒤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너무 길다"고 말했다. 때문에 청와대와 당내 친박 주류 진영에서 김 지사를 붙잡을 카드를 준비할 경우 출마로 돌아설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다만 친박 주류는 우선 여론조사를 통해 당 밖의 다양한 후보군의 경쟁력을 확인하며 이들과 거리를 두고 있다. 비주류인 이들이 당내 주류로 흡입될 경우 다음 총선의 공천권까지 행사할 당권을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또 이들이 출마로 돌아서더라도 단순 '추대' 형식보다는 '경선'이란 이벤트를 진행하길 바라는 눈치다. 유력 후보들 간 경선을 통한 흥행이 본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명분 외에도 이들의 경쟁력을 확인해 향후 진행될 당권 및 대권 경쟁에 미리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달 말 당을 지방선거체제로 전환하고 2월 초에는 예비후보를 모집할 계획이다. 당 주류와 비주류 간 힘겨루기도 격화될 것으로 보이고 이를 조정해야 할 당 지도부의 고민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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