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올해 일본 주식시장은 1년 전 대비 무려 5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내년에도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4월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이 복병이 될 것으로 지적됐다.
31일 아사히와 산케이 등 주요 일본언론에 따르면,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도쿄 주식시장의 닛케이 평균주가는 직전 거래일 대비 112.37엔(0.69%) 상승한 1만6291.31엔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당 105엔대 전반까지 진행된 엔화 약세가 수출관련 주식을 중심으로 주가를 견인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현직 총리로는 처음 도쿄증권거래소의 종무식인 대납회(大納會)에 참석, 한 해 동안 이룬 경제성과를 자찬했다. 아베 총리는 증권업계 관계자 등 약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새로운 경제 정책으로 디플레이션 탈출에 도전했고, 경제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크게 돌아섰다”면서 “내년에도 아베노믹스를 사라(아베노믹스에 투자하라)고 선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내년에는 미국 등 세계 경제의 꾸준한 회복세에 힘입어 1만8000~2만엔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산케이신문은 31일 보도했다.
닛케이 평균주가는 지난해 말 종가 1만395.18엔에 견줘 56.7% 상승해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1972년(92% 상승) 이후 41년 사이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2007년 11월 이후 6년1개월 만에 1만6200엔선을 회복한 이날 닛케이 지수 종가는 올해 최고치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연중 마지막 거래일에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해 일본 주식시장의 주가 상승은 아베노믹스의 첫 번째 화살이라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으로 엔화 가치가 지난해 달러당 86엔대에서 1년 사이에 달러당 105엔대까지 하락한 데 크게 힘입었다. 엔저 덕을 본 수출 기업들이 주가를 끌어올린 것이다.
2013년 닛케이 주가평균은 지난해 12월 말 취임한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 드라이브로 1월부터 상승세를 탔다.
4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日銀)이 2년 동안 시중 본원통화량을 2배로 늘리는 대규모 금융 완화를 결정하자 5월22일 종가 1만5600엔까지 치솟기도 했다.
닛케이 주가평균지수는 12월 들어 미국이 양적완화 규모 축소를 발표한 이후 다시 급피치를 올리며 연일 연중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닛케이 평균주가가 1만6000고지를 회복한 것은 약 6년 만이다.
주가 급등으로 도요타 등 주요 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크게 증가했다. 일본 간판 자동차 기업 도요타는 시가총액이 22조1361억엔으로 22조엔대를 돌파했고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11조460억엔으로 2위로 발도움했다. 혼다와 미츠이 스미토모 파이낸셜그룹과 NTT도코모 등 3사가 7조엔을 넘어섰다.
이제 남은 것은 내년인데 일본 언론들은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산케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달 금융완화 축소를 결정해 미국과 일본 간 금리차 확대로 엔화 약세가 진행되면서 자동차 등 수출관련주를 끌어올릴 수 있다면서 시장에서는 4~6월 달러당 113엔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내년 4월 소비세율 인상은 경기회복과 주가상승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산케이는 일본 정가 경기대책으로 악영향을 최소할 태세지만 소비심리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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