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새해를 앞둔 새누리당이 답답해 하고 있다. 야당에 비해 안정적인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집권 2년차를 맞아 구체적 정책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회복되지 못하자 '현오석 경제팀'에 대한 불만이 당내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27일 "집권 2년차에는 서민들이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어야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의 대표 브랜드인 '창조경제'에 대해서는 "뭘 하려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전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곧 발표할 '2014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미리 알리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를 찾았다 혼쭐이 났다. 대표 브랜드인 창조경제 방향과 민생경제 회복 방안, 일자리 창출 등의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성과를 내야 하는데 (내용이) 밋밋하다"는 것이었다.
핵심 친박인 최경환 원내대표조차 "2년차에 성과를 내야 하는데 핵심 과제 추진에 대한 구체적이고 뚜렷한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다른 당직자들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주요 추진 과제에 대한 예산을 심사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너무 엉성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예산심사에 참여한 한 야당 의원은 "창조경제는 여당 의원들도 '모르겠다'고 말한다"며 "대통령의 대표 브랜드라 반대를 못하는 것이지 속마음은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여당 공식 회의석상에서 인적 책임론이 나오고 최근 개각 필요성까지 제기된 것은 이같은 여당내 불만과 불안감을 대변한다. 당내에서는 피부에 와닿지 않는 경제정책과 시장에서 신뢰를 잃은 일부 부처에 대한 변화 없이 집권2년차를 맞을 경우 내년 6월 지방선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부처 장관을 바꿔 시장에 변화의 신호를 주자는 주장이 확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첫번째 개각 대상은 '현오석 경제팀'으로 지목했다. '경제는 심리'인 만큼 기업의 투자 촉진과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인 체감 경기회복을 위해선 경제팀 교체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판단에서다.
새누리당 회의에서 "내각도 자기 몸에 비해 옷이 크다든지, 자리에 비해 몸이 너무 가볍다면 다음 1년을 위해 물러나야 한다"(이재오 의원), "인사 문제로 내치에서 부진했다"(정우택 최고위원) 등 비판이 나왔다. 영남 출신 한 재선의원은 "선제적으로 당ㆍ정ㆍ청 쇄신 조치를 하는 게 현 정국을 돌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는 것에 대해 한 당직자는 "표면적으로는 높지만 막상 내용을 보면 불안하다"며 "우선 여권 전체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인적 교체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크다"고 말했다.
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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