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아프리카에 국부펀드 설립 붐이 일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로 쌓은 부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서다.
지난 2년간 나이지리아, 가나, 앙골라는 각각 10억달러, 1억달러, 50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출범시켰다. 모잠비크와 탄자니아도 천연가스 개발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수익 덕분에 향후 국부펀드를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에라리온 역시 국부펀드 설립 가능성을 시사한 상태다.
이미 국부펀드를 운용중인 국가도 상당하다. 아프리카 북부의 대표적 산유국인 알제리와 리비아가 대표적이다. 이들의 국부펀드 규모는 각각 770억달러, 650억달러다. 2004년 알제리가 석유 판매로 벌어들인 소득은 230억달러였지만 지난해에는 620억달러를 급증했다.
다이아몬드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는 보츠와나도 69억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소규모의 국부펀드를 보유한 아프리카 국가로는 가봉(3억8000만달러) 모리타니(3억달러) 적도기니(8000만달러) 등이 있다.
아프리카 개발은행(ADB)의 므툴리 느쿠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프리카 동부와 서부에서 대규모 유전과 가스전이 발견되면서 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 국부펀드를 설립할 기회가 생겨나고 있다"며 "자원 수출로 벌어들인 부를 관리할 인력을 키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국부펀드 설립 붐은 유동성을 강화시켜 아프리카 주식·채권 시장이 성장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느쿠보는 "국부펀드가 설립되면 아프리카내에서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에 상당부분의 자산을 투자해 내 상호 투자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에게도 기회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국부펀드 관리나 자문 등에서 투자은행의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 국부펀드를 관리하는 나이지리아 투자청(NSIA)은 지난해 10월부터 운영에 들어가 지난 9월 첫 투자에 나섰다. 미 국채 투자를 위해 10억달러 자금 중 5000만달러를 UBS에 맡겼고 미 회사채 투자를 위해 1억5000만달러를 크레디트스위스와 골드만삭스에 위탁했다.
우려도 있다. 펀드 운영의 투명성과 회계 책임성을 담보할 관리 방식(governance)의 문제다.
앙골라 국부펀드의 경우 전직 대통령의 아들이 운용 책임을 맡으면서 지배구조 논란이 일었다. 이 때문에 아직까지 본격적인 투자를 위한 자산 배분도 하지 못했다. 지난 6월 공개된 투자 계획에 따르면 앙골라는 국부펀드의 절반 가량을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국채와 투자 적격 등급을 가진 글로벌 기업 회사채에 투자할 계획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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