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SH공사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구분회계를 시작한다. 사업부문별 자산과 부채를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7월부터 시작한 회계시스템 구축 작업이 최근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SH공사는 이를 통해 분양과 임대, 택지매각 과정의 자금 유입을 실시간으로 확인, 재무관리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구분회계 도입은 공공기관 부채관리 강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역점 추진 중인 사안으로 정부는 지난 9월 구분회계 도입 시범기관으로 코레일 등 7개 기관을 지정한 바 있다. 반면 SH공사는 구분회계 도입을 자발적으로 시행한 데다 지방자치단체 및 산하기관 중 가장 먼저 실시,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도 이번 과정을 시범사례로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SH공사는 지난달말 'SH공사 구분회계시스템' 구축을 위한 3단계 작업에 들어갔다. 구분회계의 설정방향 등 가이드라인을 담은 1단계가 지난 7월, 단계적 구분회계를 실시한 2단계가 11월 끝난 데 따른 것으로 이번 3단계의 초점은 앞선 단계에서 진행한 회계사안을 전산화하는 데 맞춰졌다.
SH공사가 구분회계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배경은 임대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있다. 임대주택의 경우 재원이 대거 투입되는 반면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이다보니 투자비와 부족재원 및 수익 등의 자금 흐름을 한 눈에 살펴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SH공사는 그동안 국민주택기금, 정부자금, 융자금 관리를 사업별 계좌가 아닌 하나의 계좌로 관리해 자금 흐름과 부채 상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구분회계는 분양과 임대 외 택지매각 등 사업부문별로 나눠진다. 항목을 살펴보면 지구(53개) 및 지구 내 단지(541개), 사업유형(11개) 등으로 나눠졌다. 특히 임대의 경우 장기전세주택과 장기안심주택 등 SH공사가 내놓은 주택사업별로 세분화된다. SH공사 관계자는 "전체 항목으로만 따지면 890여개로 앞으로 성과관리를 통한 경영효율성 극대화를 유도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서울시가 추진 중이 다양한 임대주택 유형의 재원 대비 수익률도 살펴볼 수 있다. 예컨대 투입된 자금에 비해 공급률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임대료 등의 수익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낮을 경우 이른바 구조조정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밖에 정부와 서울시 및 SH공사간 책임한계가 명확해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공사 자체사업과 시책사업은 물론 국책사업까지 구분회계가 가능해져서다. 이를 통해 실무부서의 추가 업무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신속한 정보제공도 할 수 있어 서울시 주택정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SH공사 관계자는 "사업별로 회계가 분리되면 자금흐름에 따른 전반적인 사업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만큼 개선사항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회계 투명성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내년 상반기 2013년도 회계결산 작업에 첫 적용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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