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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장례비에 시신 버리는 유족들‥"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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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장례 비용 1000만원대로 급증...서울시설공단-서울의료원, 장례비용 절약 위한 업무 협약 체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최근 경기도 부천에서 모친 장례식을 지낸 김모(40)씨는 장례비용으로 1800여만원이나 지출했다. 대학병원이 아니라 전문장례식장을 빌리는 등 절약하느라 애를 썼지만 더 이상 줄이는 것은 어려웠다.


특히 장례식장에서 내미는 각종 용품ㆍ서비스 카탈로그에 적혀 있는 가격에 그냥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타 장례식장 대비 얼마나 싸거나 비싼지, 또는 원가 등 선택의 기준을 잡을 수 있는 정보가 전혀 없었다. 김씨는 "경황이 없어 장례식장에서 내민 가격에 그냥 싸인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떻게 하면 장례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지 정보를 미리 알려주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치솟는 물가와 함께 장례 비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특히 일부에선 여전히 슬픔에 빠진 유족들의 상황을 이용해 각종 수수료를 과하게 챙기는 등 돈벌이를 하고 있어 지탄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수의 대신 고인이 즐겨 입던 옷을 사용하고, 관을 화장용 관으로 대치하는 등 장례비를 대폭 절약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


9일 서울시설관리공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화장 시설에서 상을 치른 국민들이 실제 사용한 장례비용은 평균 1208만6000원에 달한다.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연세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등 이른바 서울 5대 대형 상급종합병원에서 장례를 치르면 2500만원대는 기본이다. 고인을 위하는 마음에 빈소, 관, 수의 등을 좀 고급스럽게 사용할 경우 3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이처럼 장례 비용이 비싸지면서 유족이 고인의 시신을 버리고 달아나는 일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실제 지난 5월 대전의 한 병원에선 장례를 치르던 유족이 모친의 시신을 남겨놓고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사건이 발생했다. 68살 A씨의 발인 직전 유족인 두 아들과 딸이 1000만원에 가까운 장례비ㆍ입원비를 댈 수가 없자 "돈을 마련해 오겠다"며 장례식장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병원 측은 이들이 경제적 이유로 부의금만 챙긴 후 고의적으로 잠적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형편이 되는 사람들도 장례를 치르면서 각종 수수료ㆍ바가지 상혼에 피해를 보고 있다. 대부분 '생전 처음'인 데다가 슬픔에 경황이 없고, 조금이라도 고인을 잘 모시겠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는 점을 이용해 바가지를 씌우는 장례업체들이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실제 부산경찰청은 지난 11월 초 불법무전도청으로 변사자 시신을 수습해간 후 유가족을 대상으로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 불법장의업자들이 난립함에 따라 이권을 둘러싸고 조폭이 개입하는 행위 등에 대해 전면 단속에 들어갔다.


소비자들의 불만도 높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장례식장이용의 불만사유와 개선 사항'을 설문 조사한 결과 '비용이 비싸다(61.9%)'는 불만이 가장 많았다. 불필요한 장례용품ㆍ서비스 강권(42.5%)이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꼽혔다. 또 장례식장의 노잣돈 요구, 조화 바꿔치기 등 장례업체들이 수익을 극대화 하기 위해 유족의 심리를 악용한 꼼수를 부린다는 불만이 많았다.


이에 따라 서울시설공단과 서울의료원이 손잡고 장례 비용 절약 방법을 안내하는 등 바람직한 장례 문화 조성에 나섰다. 공단과 의료원은 지난 5일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선호시대에 맞는 장례문화 조성 공동노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고가의 장례비용 및 화장문화의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다.


두 기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장례 비용이 1000만원 이상 들지만, 화장의 경우 관은 '화장용 관'으로, 수의는 '고인이 평소 즐겨 입던 의복'으로 대체하고, 유골은 최근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자연장이나 무료로 이용 가능한 산골로 모실 경우 장례 비용을 절반 정도 줄일 수 있다. 또 장례식장도 서울의료원 장례식장 등 공공시설을 이용하면 각종 제단 장식ㆍ음식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상대적으로 덜 지출해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실제 이렇게 할 경우 2009년 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기준으로 1013만원인 표준 장례비를 최대 586만6000원까지 줄일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올바른 화장문화 도입과 확산을 위해 장례식장에서부터 화장절차 전반을 안내하고, 화장시설에서 실비로 판매하고 있는 봉안함(납골함)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산골시설인 유택동산을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미리 홍보함으로써 유족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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