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외국인 천수답 韓증시…약일까? 독일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3초

외국인 천수답 韓증시…약일까? 독일까?
AD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잊을만 하면 또다시 '나쁜외국인론(論)'이다. 코스피를 끌어내리는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지난 3일부터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부터 10월말까지 최장기관 한국 주식을 쓸어담은 외국인투자자가 또 변심한 것이다. 코스피종합주가지수도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연일 약세다. '외국인 천수답 증시'라 부를 만하다.

전문가들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블랙프라이데이(11월 마지막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 날부터 시작되는 쇼핑 시즌)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외국인 유동성이 높은 국내 증시의 구조적인 환경에도 원인이 있다고 짚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23일부터 10월말까지 44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는 최장기관 한국주식을 쓸어 담았다. 하지만 지난 3일부터 다시 매도우위로 전환 '팔자'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증시는 4거래일째 하락세를 보이며 2000선을 밑에서 지루한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증시가 외국인의 투자동향에 따라 춤을 추는 것은 높은 유동성과 투자개방도와 관련이 있다. 수치를 보자. 한국증시의 총 시가총액은 올 3월말 기준 1조1549억달러로 세계 시장 15위다. 거래대금은 7위다. 시장 규모에 비해 거래가 활발한 소규모 개방경제다. 유동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회전율도 높다. 세계발전지수(WDI)가 발표한 세계 주식회전율(거래량/시가총액) 순위에서 2011년 기준 한국(195.1%)이 1위를 차지했다. 터키(162.7%), 독일(134.5%), 러시아(127.3%), 일본(108.9%)등을 앞서는 회전율이다.


자본시장의 문이 활짝 열려있는 점도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발표한 '글로벌 제도적 시장개방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70으로 싱가포르(75)를 제외하고 신흥국(멕시코 65, 터키 65, 남아공 45, 브라질 45, 인도네시아 35, 말레이시아 30, 러시아 25, 중국 20) 중에 가장 높다.


게다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증권투자자금유입 규모도 높다. 2011년 기준 WDI 발표 자료를 보면 따르면 한국의 명목 GDP 대비 증권투자자금유입 규모는 2011년 말 현재 42.7%로 말레이시아(49.4%) 다음 순이다. 경제규모에 비해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이 신흥국 중에서는 높은 셈이다.


이 때문에 외국인이 돌아서더라도 국내 기관이 버팀목이 될 수 있는 장세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쁜 외국인론'이 고개를 들 때마다 나오는 얘기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의 시가총액이 35%를 웃돌 만큼 영향력이 크다보니 매도세가 나타났을 때 이를 받아줄만한 주체가 없다는 것이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토종 헤지펀드를 만드는 등 한국형 자본 육성이 필요한 대목"이라고 짚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