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대북 감시용 무인 전술비행선이 5일 오후 현장 시험평가 도중 추락하면서 사업전면 재검토가 불가피 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군 관계자는 "시험평가를 위해 도입한 전술비행선 두대가 모두 추락 등 고장이 발생하면서 더이상 시험평가자체를 진행할 수 없고 사업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대북 감시용 무인 전술비행선은 시험평가를 위해 총 2대를 백령도에 배치하고 오는 21일까지 평가를 마칠 계획이었다. 이어 내년초에 실전배치할 계획이었다. 이 비행선은 지상 10㎞ 상공에 지상과 줄로 연결된 항공기 모양의 비행체이다. 서북도서 북쪽의 4군단 지역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비행선은 장사정포 움직임과 북한군 부대 현황 등을 실시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1대는 지난 2일 수락검사 도중 업체 직원이 전술비행선에 바람을 넣다가 장비조작 실수로 본체를 파손됐다. 이어 5일 오후 5시 50분쯤 비행선은 지상으로부터 140m 지점까지 내려오던 중 갑자기 내부의 공기가 빠지면서 인근 논바닥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술비행선 사업은 사업 초부터 부실사업이라 지적이 제기됐었다. 군당국은 지난 2010년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군 당국은 10여 종의 긴급전력을 도입하기로 결정했으나 현재까지 전력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전술비행선뿐이다.
당시 방사청은 서북도서 지역에서 북한군 지형을 하루 종일 감시할 수 있는 전력에 대한 ROC(군요구조건성능)를 결정하고 2011년 2월18일 전술비행선 사업 입찰을 공고했다. 이번 사업에 최종 선정됐던 JDC사는 입찰 공고 한 달 전인 1월3일 미국에서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다음달 입찰 공고가 공표되고 일주일 뒤 미국에서 발급받은 사업자 등록증을 제출하고 방사청 조달원으로 등록했다.
JDC는 4개의 경쟁 업체 가운데 최종 입찰 2개사에 선정돼 신용평가와 '서류에 의한 시험평가'를 거쳐 경쟁사보다 더 낮은 가격의 입찰가를 제시해 2011년 7월 최종 사업권을 따냈다. 1377만 달러에 입찰에 성공한 JDC는 전술비행선을 작년 12월에 전력화 할 예정되었으나 각종 문제가 발생하면서 올해 7월로 전력화시기가 지연됐다.
올해 7월 백령도에서 최종 수락검사를 실시한 뒤 비행체와 지상장비 간 데이터 전송에 문제점이 발견됐을 뿐 아니라 계약이행 포함 사항인 10억원 상당의 예비 카메라 1대를 최종적으로 납품하지 못했다. 그로 인해 JDC는 방사청에서 중도금을 받지 못했고 결국 업체의 자금난으로 사업이 중단됐다. 2011년 4월 방사청의 의뢰로 신용평가 전문업체인 D&B에서 JDC에 대한 신용평가를 실시한 결과 '뭘 하는 회사인지 모르겠다', '전화연락이 안 된다'라고 나왔다. 올해 5월에는 기술적 결함과 중도금 지급을 둘러싼 주계약업체와의 분쟁으로 전력화가 지연된 바 있다.
군 관계자는 "9일 합동참모본부 등 관련부처와 대책회의를 진행해 최종결론을 내겠지만 사업전면 재검토로 가닥을 잡은 상태"라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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