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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제윤 "노동·자본력으로만 기업하던 시대 끝났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23초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6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이제 기업들이 무조건적으로 노동력과 자본을 투입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밝혔다.


'창조금융 : 금융과 실물의 융합성장'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간담회에서 신 위원장은 CEO들을 대상으로 금융과 실물의 동반성장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그는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나면서 우리나라의 경제 패러다임도 크게 변하고 있다"며 "주말도 없이 뼈 빠지게 일해 물건을 만들어내고, 정부가 자금을 기업에 몰아주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선배세대들이 가발을 만들어 수출한 것처럼 노동력으로 기업을 운영하기보다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상품화해서 세계 사람들이 우리 물건을 사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위원장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자금을 지출, 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의 시대도 끝났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하시는 분들은 정부 주도의 금융을 하던 시절이 편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제는 정부 주도의 금융이 아닌, 경쟁을 통해 성장하는 선진형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금융이 실물을 일방적으로 지원하는 짝사랑이 아닌, 금융과 실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금융과 실물의 동반성장을 위해 ▲기술·지식재산 금융 활성화 ▲자본시장 역동성 제고 ▲기업금융서비스 역량 혁신 등을 과제로 들었다. 이 과제는 최근 금융위가 발표한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금융위는 기업들이 담보대출로 자금을 조달하는 관행을 없애고, 상장(IPO)이나 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 기업들이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기업들이 상상력이나 혁신을 담보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신용 평가기관을 설립하겠다"며 "여러분들도 부동산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보다는 아이디어를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금융위는 기술신용평가기관 설립을 위해 데이터베이스(DB)를 모으기 위한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신 위원장은 "관련한 DB를 축적하고 있는 기관이 굉장히 많다"며 "다 끌어모을 수 있도록 작업을 진행 중이며, 필요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올해까지는 금융과 실물의 동반성장을 위한 기반을 세웠다면, 내년부터는 새로운 도약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저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여기 계신 기업인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최충경 창원상의 회장, 신박제 NXP반도체 회장, 강성원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 김진형 남영비비안 사장, 양승우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장, 박철규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박창규 롯데건설 사장, 이종호 비씨카드 부회장,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등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용만 회장은 "금융산업은 실물경제에 금융자본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며 "내년부터는 선진국의 분위기도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만큼, 금융과 실물이라는 경제의 두 축이 조화롭게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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