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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얕은 경기 회복세 '기업경기 갈팡질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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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7월부터 우상향 곡선을 그려온 제조업체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4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전월 BSI가 16개월 사이 최고치까지 오른 걸 고려하면 극적인 변화다.


최근 전기·전자와 석유화학 제품 가격 하락에 따라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경기 전망이 흔들린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전문가들은 "미약한 경기 회복세 속에 흔히 나타나는 그래프의 횡보"라고 진단했다. 앞으로도 시장 상황에 따라 이런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의미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 집계결과 제조업BSI는 78로 전월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12월 업황전망BSI도 78에 그쳐 5포인트 하락했다. BSI는 기업들의 체감 경기와 향후 전망을 파악하기 위해 매월 2800여개 제조업체 및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구한다. 이번 조사에는 제조업체 1470곳이 참여했다.


이달 지수의 하락세는 전 부문에서 두루 나타났다. 대기업의 업황BSI가 3포인트, 중소기업의 BSI가 2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수출기업의 지수 하락폭은 8포인트까지 확대됐다. 단 내수기업의 BSI는 1포인트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매출BSI는 88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12월 전망치는 90으로 전월과 같았다. 채산성BSI는 87로 한 달 새 1포인트 떨어졌고, 12월 전망치도 2포인트 하락한 87에 머물렀다. 자금사정BSI는 1포인트 오른 87을 나타냈고, 12월 전망치는 88로 전월 수준을 보였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전월 제조업BSI가 비교적 큰 폭으로 올라 이달에 기저효과가 나타났고,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승용차와 유화, 전기·전자제품 가격이 떨어지면서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소폭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10월까지 이어진 경기 회복 기대감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일시적으로 속도 조절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수출입통계를 보면 9월 통관기준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5% 줄어든 447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추석 연휴가 끼어 지난해보다 조업일수가 이틀 줄어든 탓이다. 품목별로도 수출 주력 제품인 디스플레이 패널(-20.1%)과 석유제품(-13.3%), 승용차(-12.8%) 등의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비교적 큰 폭으로 감소했다.


민간 연구소에서도 "추세적 흐름에는 변함이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현욱 SK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흐름이 강력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계속 우상향 그래프만 그리긴 어렵다"며 "기업들이 경기 회복세를 기대하면서도 그때그때 변수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조업체들은 내수 부진(22.1%)과 불확실한 경제상황(17.6%)을 가장 큰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두 항목 모두 응답 비율이 줄었고 경쟁심화(12.4%)로 곤란함을 느낀다는 기업이 1.2%포인트 늘어났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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