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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최악의 준예산 편성 사태는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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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제54조 2항은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국회가 예산안을 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역산하면 12월2일이 법정 처리시한이다. 하지만 국회는 2003년 이후 예산안을 법정시한 내에 처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올해 예산안은 아예 해를 넘겨 1월1일 새벽 6시에야 처리했다. 내년 예산안도 여야 간 정쟁으로 결산심사가 늦어진 탓에 법정시한 내 처리는 사실상 어렵게 됐다.


국회는 내일부터 새해 예산안과 상임위별 법안 심사에 들어간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6일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안 지각 심사에 착수한다. 예산안 심사에는 정책질의와 상임위별 심사, 계수조정 소위 등을 거쳐 통상 3주에서 한 달가량 걸린다. 이 같은 일정을 감안하면 법정시한은 넘겨도 연내에 처리할 여지는 있다. 늦긴 했지만 준예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예산안 처리의 걸림돌은 시간보다 여야 갈등이라는 점이 문제다. 여야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을 둘러싸고 첨여하게 맞서 있기 때문이다. 예산안에 대한 여야 간 힘겨루기도 우려된다. 여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창조경제 관련 예산을 양보할 기색이 아니나 야당은 그런 예산을 줄여 복지예산을 증액하자는 입장이다. 양보 없이 대립할 경우 사상 초유의 준예산 편성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모두 357조 7000억원 규모의 예산안은 기초연금을 비롯해 100조원을 넘는 복지예산을 포함하고 있다.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예산 등 시급한 과제도 많다. 정부 예산이 사업성 있는 곳에 제대로 쓰일지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공약을 이유로 무리하게 끼워 넣은 사업,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예산 등 낭비요소는 말끔히 걸러내야 한다. 여야가 엄정한 심사를 놓고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시한 내 처리도 그 못지않다. 예결위는 졸속은 피하되 속도를 내 준예산 사태만은 막아야 한다. 준예산은 예산 집행 전부가 동결되는 미국의 '셧다운'과는 다르지만 신규 예산이 막히기 때문에 경제회복의 불씨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 취약계층에게도 고통을 줄 수밖에 없다. 국회는 예산안과 함께 투자 활성화 대책, 부동산시장 정상화 등 경제와 민생관련 법안 처리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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