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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수사,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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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대선후보는 소환 조사, 여당·국정원은 주저주저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재인 민주당 의원에 대한 조사를 끝으로 이르면 다음 주 초 '폐기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할 전망이다. 반면 여당과 국정원의 '불법유출 의혹'에 대한 수사에 대해서는 더딘 행보를 보여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광수)는 6일 문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9시간 넘게 조사했다. 검찰은 문 의원을 상대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생성된 회의록이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됐는지와 이후 수정된 회의록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지 않은 경위 등을 확인했다.

이날 밤 11시20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온 문 의원은 "최초 보고된 대화록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정ㆍ보완지시와 보고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보한 자료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또 "수정된 회의록이 다시 보고된 이상 최초 보고된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기록물 생산ㆍ접수, 보유의 주체인 대통령이 수정ㆍ보완을 지시한 회의록 초본은 대통령기록물관리에관한법률의 보호대상이 아니므로 설령 이를 '초안 삭제'로 보더라도 처벌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그러나 생산주체의 판단을 떠나 ‘대통령과 그 보좌·자문기관 등이 생산·접수’했다는 요건을 갖추면 대통령기록물이어서 초안을 삭제한 것 역시 현행법 위반으로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은 국정운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기록관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마련됐다.


그간 검찰은 국가기록원에 대한 압수수색 결과 회의록이 이관되지 않았다고 결론내고, 봉하 e지원(e-知園)에서 찾은 두 개의 회의록 가운데 특히 삭제 흔적이 포함된 이른바 ‘복구본’의 법적 성격과 삭제 경위 파악에 주력해왔다. 미(未)이관의 경우는 명시적인 처벌 근거가 없다.


봉하 e지원은 참여정부 기록물관리시스템인 e지원을 통째로 복사한 것으로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 사저로 옮겨졌다가 이후 국가기록원에 반환됐다. 검찰은 e지원 대비 봉하e지원에서 별도로 삭제·삽입·수정 작업 등이 이뤄진 흔적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참여정부 측은 ‘복구본’은 곧 회의록 초본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정·보완 지시에 따라 수정본이 생산된 만큼 이관대상에서 제외되는게 당연하다고 주장해왔다. 수정본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되지 않은 것은 e지원 초기화 작업과 맞물린 실무진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라고 해명해왔다. 문 의원 역시 검찰 조사에서 비슷한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만간 수사결과를 정리한 뒤 사법처리 대상과 수위를 확정해 다음 주 초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공안1부(부장검사 최성남)가 맡고 있는 '회의록 불법유출 의혹' 수사의 경우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국정원이 보관하던 회의록 '국정원본'이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유출된 것으로 의심된다며 지난 7월 초 남재준 국정원장, 김무성ㆍ정문헌 새누리당 의원, 권영세 주중대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 검찰은 8월 말 고발인 조사에 이어 지난달부터 김 의원 등에 대해 몇 차례 서면조사에 그친 것으로 알려져 수사의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북방한계선(NLL) 발언 진위를 둘러싼 여야 공방이 고스란히 검찰로 넘어온 마당에 참고인 신분의 야당 대선후보는 직접 불러 조사하면서, 여당과 국정원 인사들에 대해선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논란이 일자 "권 대사는 국내로 불러 조사하기 여의치 않아 서면조사했고, 아직 김 의원 등에 대해서는 조사방법이 정해지지 않았다. 서면조사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2급 비밀로 보관되어 온 ‘국정원본’은 남 국정원장이 지난 6월 일반문서로 재분류해 여·야에 공개한 바 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은 김무성 의원이 지난해 12월 14일 부산 거리 유세에서 남긴 발언과 이후 공개된 회의록이 토씨까지 겹치는 등 사전에 불법유출됐다는 논란을 부른 바 있다.


검찰 해명과는 달리 김 의원은 지난달 중순 검찰로부터 우편진술서를 송부받아 답변을 작성 중으로 이르면 이번 주 답변서를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답변서가 오지 않은 상황에서 서면조사했다고 할 수도, 이를 공개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수사 결과에는 오해나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추가 해명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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