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외국인이 연속 순매수 행진을 멈추면서 외국인 매수세 둔화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됐다. 이에 더해 지난 4일에는 1803억원을 내다 팔며 올해 7월 초 이후 최대 규모의 매도세를 나타내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한층 더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정말 돌아선 것일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매도가 단기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연속 순매수가 중단되면서 단기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외국인의 수급적 변곡이 발생된 업종 및 종목과 그렇지 않은 것을 구분해 대응해야 할 것을 보인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전일 외국인은 1800억원 규모의 매도를 나타내 8월 중순 이후 지속된 매수 우위 기조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이유는 3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에 기인한다고 판단된다. 전일도 우리금융이 실적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외국인은 IT섹터를 제외한 시장 전반에 대한 매도를 기록했다.
현 시점은 실적 발표 이전 앞서간 주가와 펀더멘털간 괴리의 축소가 불가피한 시기로, 특히 소재·산업재 섹터내 실적 부진 종목이 이에 해당된다.
기술적·수급적 측면에서는 지수의 20일선 이탈, 외국인 수급의 약화로 단기 저점 확인이 불가피하다. 심리적 측면에서는 이익 전망 하향이 장기화되면서 시장 참여자, 특히 국내 투자자의 투자심리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방향성의 우상향 기조가 뚜렷하다는 점,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지수의 하방 경직성을 견고히 할 것이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조정 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여 2000선 지지에 대한 기대는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코스피 탄력 둔화 과정에서 43일간 지속되던 외국인 연속 순매수가 중단됐고 40일간 상회하던 20일 이평선을 이탈했다.
경험적으로 이런 모습이 나타나면 단기적으로 강한 상승세가 나타나길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조정의 패턴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장기간 연속된 외국인 매수세가 멈출 경우 상승국면이 중단되며 조정의 패턴은 이후 외국인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다.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도세를 형성하지 않는 한 기간 조정 가능성이 높다.
9월 고점대와 10월말 저점대가 2020포인트 부근에서 형성돼 지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이 가격대가 지지되면 2020~2060포인트를 중심으로 기간 조정이 진행될 전망이고 이탈하면 60일 이평선이 위치한 가격대까지 낙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20포인트 지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
업종별로는 대부분 업종지수들이 조정국면이 진행 중이지만 지지대까지 폭이 크지 않거나 지지대에 이미 도달한 모습으로 단기적으로 강한 가격 조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박세원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전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18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는 외국인이 본격적인 한국시장 비중확대에 돌입한 7월11일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매도물량이다. 전일 외국인의 매도물량 출회가 수급적 조정에 대한 시그널이라면 수급적 변곡이 발생된 업종·종목과 그렇지 않은 업종·종목을 구분해 대응해야 할 것이다.
7월11일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주가 상승도 동반됐지만 전일 큰 규모의 매도물량이 출회된 업종 및 종목은 단기적 차익실현 우려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업종으로는 화학, 자동차 및 부품, 은행, 건설 등이며 종목으로는 효성, 한라비스테온공조, 신한지주, LG하우시스 등이다. 반대로 외국인 수급의 방향전환이 음에서 양으로 바뀐 종목은 현대상사, 현대글로비스, 다우기술 등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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