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실상 부채동결을 선언하고 강력한 재무구조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이재영 LH 사장은 4일 홍콩에 있는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S&P를 방문한 자리에서 "부채 축소는 이제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세종시 등 대형 국책사업과 임대주택 등 국민 주거복지사업을 담당함으로써 LH의 부채가 급증한 것이 사실이지만 언제까지 외부환경만 탓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영 사장은 "2014년부터 기금을 제외한 사채(社債) 증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사채 발행 동결에도 불구하고 행복주택 등 정부의 주거 복지정책에 있어 LH의 공적역할은 차질 없이 수행할 것”라고 덧 붙였다. 이에 따라 국민주택기금 차입금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주택기금은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 건설 등에 쓰여 지며 국민임대의 경우 30년 임대기간 동안 처분이 불가능해 임대주택 재고물량이 증가하는 한 부채증가가 불가피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2012년 말 기준 전국적으로 LH가 보유하고 있는 임대주택 물량은 63만가구로 금액으로는 54조원에 달한다.
2009년 20조원이던 연간 금융부채 증가폭이 2012년 6조원대로 크게 축소되는 등 경영개선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전격적인 사채동결을 선언한 것은 금융부채 절대 규모의 축소 없이는 재무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LH의 사채동결 선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한 채권 전문가는 “현재 기금 차입금이 일반채권에 비해 후순위인 점을 감안할 때 상환액 규모 이하로 신규 사채 발행을 억제한다면 물량 부담 해소 등 LH 채권발행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영 사장과 면담한 무디스 유지훈 애널리스트는 “실제 동결이 가능하다면 사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던 것과 비교할 때 긍정적인 요인으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앞으로의 문제는 사채 발행 축소에 따른 사업재원을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에 대해 LH는 꾸준히 사업조정을 해왔고 사업다각화 방안을 통해 연간 약 3조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해 사장과 지역본부장간 경영계약을 체결하고 성과에 따라 책임과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전사적 판매 및 대금회수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이재영 사장은 "사채 동결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가능해 행복 주택 등 LH에 부여된 공적역할의 축소는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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