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인도네시아 정부가 높은 이자율과 글로벌 경기 부진을 이유로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5.8%로 한 주전에 비해 0.2%포인트 낮췄다. 이는 연초 예산안 제출 때 예측한 6.3%에 비해서는 0.5%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차티브 바스리 인도네시아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의 성장전망이 나빠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바스리 장관은 “재무부는 올해 우리 경제가 5.8%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난주 추정한 것보다는 0.2%포인트가 낮고 예산안 제출 때 예측한 6.3%보다 낮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선진국의 수요 부진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있는 신흥시장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해외 자본 유치와 8%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과감하게 인상했다. 그러나 이 같은 통화긴축은 최근 몇 해 동안 연평균 6% 이상 성장하던 인도네시아 경제의 속도를 둔화시켰다.
바스리 장관은 국제통화기금(IMF)의 가혹한 평가에는 동조하지 않았다.IMF 는 인도네시아의 올해 성장률이 5.25%에 그치고,경상수지적자는 국내총새산(GDP)의 3.5%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스리 장관은 “경상수지 적자 추정에는 공감하지만 그것이 저성장과 부합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바스리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경제발전을 위해 석유와 기계류를 다량 수입하지만 이는 IMF 시니라오 보다 훨씬 활발한 경제활동을 가리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도네시아는 경상수지 적자를 메우기 위해 단기 외국인 자본에 대한 의존을 낮추려면 외국인 투자를 더 유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바스리 장관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조만간 외국인들의 투자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일각에서는 택배사업과 원유부문 개방이 거론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쇠고기와 야채 등 농산물 수입쿼타 철폐 등 시장개방을 촉구해왔고 일부 비판론자들은 근 10년 집권하고 있는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 정부는 경제 민족주의로 기울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는 내년 1월부터 광물 원석 수출 금지 조치가 시행되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바스리 장관은 “호시절에 나쁜 정책이 나온다”고 인정하면서도 국내에서 가공을 더 많이 할 것을 요구하는 정부의 정책목표를 옹호했다.
그렇지만 바스리 장관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크고 중국 수요감소에 따른 상품 수출 전망이 낮은 만큼 금지조치를 전면 시행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바스리 장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월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축소 보류결정은 글로벌 금리를 낮춰 인도네시아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환영했다. 그는 “저한테는 희소식이죠, 인도네시아가 구조개혁을 할 시간을 버니까요”라고 강조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