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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국감]전병헌 "번호이동수수료 130억원 접대비로 썼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03초

-2010년 수수료 총 130억원, 대부분 업무추진비와 대외협력사업 사용
-협력사업 명목으로 골프리조트 워크숍·해외출장
-동남아 성접대 워크숍 의혹도

[2013국감]전병헌 "번호이동수수료 130억원 접대비로 썼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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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통신사를 옮길 때 번호이동 인증 과정에서 발생한 조회 수수료 수입이 고시를 어긴 고액인건비와 공무원·통신사 임원 접대비로 쓰이고 있다면서 "정책결정자와 수혜자가 함께하는 접대 워크숍 출장을 근절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전 의원은 31일 미래창조과학부 확인감사 국감자료를 통해 "미래부 제출자료와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내부 문건을 확인한 결과 2010년 유무선 전화서비스의 번호이동 수수료 수입이 130억 원이며 이중 고시에 지정돼 있는 ‘제반시설·장비 및 운영비용’에 소요된 지출은 34억 원 수준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이 사용하던 통신사를 옮기면 미래부 고시 '번호이동성' 정책에 따라 유·무선 모두 '번호이동시스템'을 구축하고, 통신사업자간 고객의 번호이동 인증을 하도록 돼 있다. 번호이동 조회를 이용하는 사업자는 '이동전화서비스 번호이동성 시행 등에 관한 기준' 제5조 6항에 따라 '번호이동성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반 시설·장비의 구축비용 및 운영비용을 분담'하도록 돼 있다. 번호이동 조회 업무는 민간 통신사업자들의 조직인 KTOA에서 맡고 있으며, 건당 수수료는 800원이다.


전 의원은 " 현재 미래부 고시상 '번호이동 수수료'의 징수 근거는 '제반시설·장비 및 운영비용'에 한정돼 있음에도 고시에 정해진 비용보다 3배 많은 수수료를 징수하고있고, 사용처도 통신소비자 권익이나 제도연구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KTOA 고유 업무추진비나 통신사·미래부 공무원과의 대외협력사업에 쓰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KTOA의 '2010년도 사업부문별 수지결산' 자료에는 협력사업에 11억3100만원, 업무추진비 6억6500만원, 통신서비스 4억3200만원, 조사연구 등에 16억2200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됐다. 전 의원은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돈은 회원사들이 납부하는 연간 7억2000만원의 회비로 사용해야 하나, 사실상 미래부 고시를 위반한 채 38억5000만 원을 임의로 사용하고 있고 고시로 인해 발생하는 법정수수료를 아무런 감시·감독, 통제 없이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2010년 기준 KTOA 근무자 수는 52명으로 인건비로 45억7700만원을 지출해 평균 연봉이 8800만원(부회장 1억7000만원 등)으로 나타났으며, KTOA 회비 수입인 7억2000만원을 훨씬 상회하는 액수다.


전 의원은 "대외협력사업과 업무추진비로 연간 사용한 비용은 18억원 수준이고 이외에 간접적으로 30억 원을 웃도는 비용을 사용한 것으로 추산되나, 대부분 옛 방송통신위원회 공무원과 협회 소속 통신사 임원들의 접대비로 사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0년 10월 27일부터 28일 용인 파인리조트에서 열린 1박2일짜리 워크숍에는 현 미래부 소속 이 모 서기관과 통신 3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용인 파인리조트는 파인CC와 고급숙박시설을 갖춘 곳으로 KTOA가 파인CC의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2011년 1월 21일부터 22일까지는 같은 장소에서 옛 방통위 통신자원정책과 공무원 8명과 통신사업자 및 KTOA 직원 30명이 1박2일간 단체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숙박비와 식비로 1000만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전 의원은 "이같은 골프리조트 워크숍이 월 1회 이상 제주·부산 등의 특급시설에서 1박2일에서 2박3일간 열렸으며 모든 비용은 KTOA가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출장에서도 접대가 이뤄졌다. 2009년 9월18일부터 26일까지 현 미래부 소속 공무원과 KISDI, KT, KTOA 직원들이 스페인 바로셀로나로 콘퍼런스 참관과 현지시장조사 명목의 출장을 갔으며, KTOA가 출장행사에 총 4705만원을 지출하고 여행경비 외에도 저녁만찬 등에 법인카드를 별도 실비로 사용했다고 전 의원은 밝혔다. 공무원들이 600만원의 출장비를 지급받고, 천만 원을 접대 받은 행위는 금품을 받을 수 없도록 한 공무원 행동강령 제14조를 위반한 것이다.


여기에 더해 ‘동남아 성접대 워크숍’까지 이뤄졌다. 전 의원은 "2011년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마닐라 하이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유선 번호이동 협력위원회 워크숍’에는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를 비롯한 7개 사업자 임원이 참석했고 비공식적으로 공무원들도 합류했으며, 여성접대부를 호텔방마다 투입했다는 복수 관계자의 진술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전 의원은 "통신제도를 수립하는 공무원이 밀접하게 관련된 협회·통신사업자와 함께 골프리조트 워크숍에서 정책결정을 논의하는 것은 일반적 상식으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관행으로 즉각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번호이동 수수료는 실제로는 통신사업자가 대납해주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 비용의 출처를 본다면 사실상 가계통신비 부담 중 하나"라면서 "연간 100억원이 넘는 번호이동 수수료 중 다수가 KTOA 운영비나 공무원·회원사 임원 접대비로 사용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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