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야당이 국정감사 이후 '고강도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선거개입 의혹에 이어 사이버전사령부, 보훈처까지 선거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국회 중심의 국정원 개혁과 특검 도입을 강력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남은 정기국회 일정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더욱이 감사원장, 보건복지부장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11월 둘째주에 열릴 예정이어서 민주당은 이들 인사검증에 총력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공세는 11월 민생ㆍ경제법안 처리와 12월 예산안 처리까지 이어져 중요한 순간마다 새누리당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6일 상임고문단과의 만찬에서 현재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상임고문단은 김 대표에게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여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국감 이후 투쟁방침을 마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정기국회중인 만큼 외부 투쟁보다는 '원내 투쟁'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각종 법안 처리에 협조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정기국회에서 이같은 집단행동에 들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주당 초선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민주당 초선의원 20명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면적 특검', '국정원 개혁을 위한 국회 차원의 특위 구성', '내각 총사퇴와 비서실 전면 개편'을 요구했다.
야권에서 "특검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 국정원의 정치개입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 관련 책임자의 문책 등을 요구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국가기관의 전방위적 선거개입 의혹과 수사 은폐 의혹이 더해지면서 특검론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무소속 송호창 의원은 28일 "군의 정치 개입 문제를 다루기 위해 특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이 특검을 지명하고 기간 제한을 두지 않는 한편 실질적 수사가 가능하도록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특검의 전제조건을 달았다.
야당은 검찰의 수사은폐 의혹도 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김 대표는 30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불법 대선 개입 문제가 수사외압 문제가 이어지면서 전 정권의 문제가 아닌 현 정권의 문제가 되고 있다"며 청와대 압박 수위를 높였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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