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싱가포르거래소가 초단타매매(HFT·High Frequency Trading) 트레이더들을 더 유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거래량을 늘려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대책의 일환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28일 싱가포르거래소가 HFT를 키우려면 결제수수료를 인하하는 조치도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전했다.
뉴욕 소재 시장조사회사 탭의 래리 탭 최고경영자(CEO)는 “싱가포르는 결제수수료가 높아 대형 HFT 투자회사의 상당수가 싱가포르거래소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콩 크레디스위스의 아르잔 반 빈은 “싱가포르거래소가 HFT를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결제수수료 구조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거래소의 결제수수료가 거래대금 대비 0.2%인 데 비해 호주 ASX는 이보다 낮은 0.15%를 받는다.
마그너스 보커 싱가포르거래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브리핑에서 “서킷 브레이커와 다른 제도를 도입한 뒤 HFT 활성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싱가포르거래소의 유동성과 서비스 품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싱가포르거래소는 HFT 유치를 위한 기술적인 기반은 갖췄다. 2011년 8월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거래시간을 90마이크로초까지 단축한 거래 기반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초는 100만분의 1초 단위로, 90마이크로초는 0.09초다. 초당 100여회 거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싱가포르거래소의 올해 일평균 주식 거래금액은 12억달러로, 2007년에 비해 36% 감소했다. 순이익은 6월 마감한 최근 회계연도에 3억3600만달러를 기록해 같은 기간에 20% 줄었다.
컴퓨터 알고리즘 트레이딩은 싱가포르거래소 파생상품 매출에 30%를 기여하지만, 주식시장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 초단타매매(HFT)
컴퓨터 프로그램에 따라 초당 수천 건까지 거래하는 투자를 가리킨다. HFT는 현재 미국 증권거래의 70%, 유럽연합(EU)에서는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HFT는 양면성을 지녀, 증권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반면 시장의 변동성을 지나치게 키운다.
☞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
증권거래 중단제도를 가리킨다. 증권시장에서 주가나 선물 가격이 갑자기 급락할 때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매매를 일시 중지하는 제도다. 전기차단기라는 단어를 증권시장에서 가져왔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