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출구전략 우려에 개미투자자 돈 뺄때
9월 매수금액 9억 달러로 늘어
[아시아경제 진희정 기자]고액자산가(슈퍼리치)들의 장바구니에 해외채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사 PB센터에는 브라질국채 등 신흥국 채권을 문의하는 슈퍼리치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7억6236만달러로 쪼그라 들었던 해외채권 매수금액은 신흥국 금융위기가 대두된 7월에는 더 쪼그라들어 5억1751만 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슈퍼리치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8월과 9월에는 각각 7억1186만달러, 9억1712만달러까지 늘었다. 당시 신흥국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로 일반 투자자들은 자금을 앞다퉈 뺐지만, 슈퍼리치들은 신흥국 채권 비중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한 것.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대해 지나치게 과민반응을 보였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신흥국 채권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던 슈퍼리치들까지 문의를 해 올 정도다. 증권사 한 PB는 "기존 고객들은 브라질 채권이나 인도 채권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신규 상담 고객들의 신흥국 채권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신흥국 채권에 대한 전망도 밝게 나오고 있다. 신동익 한국투자증권 강남 파이낸스센터 차장은 "연말까지는 미국의 테이퍼링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많아졌다"며 "이머징 국가에 대한 수익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가 몰리는 투자처는 단연 브라질국채다. 브라질국채는 한국과 브라질 간의 조세 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에 대해 세금을 전혀 내지 않아 지난해 말부터 주요 세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다. 김진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이사는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를 하고도 7~8%대의 수익이 나오다 보니 돈이 몰리고 있다"며 "특히 브라질의 헤알화가 약세이다 보니 대표 수출기업의 실적이 좋아지면서 주요 회사채 중심의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롱숏 펀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지난해말 기준 코스피지수는 1997. 2030선을 오르내리는 현 지수와 비교해 차이가 크지 않다. 그만큼 국내 주식형 펀드의 상승여력이 많지 않다는 분석이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수석매니저는 "주식형 펀드보다는 시장 중립형 펀드에 슈퍼리치들이 관심이 있고 국내 시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트러스톤다이나믹50이나 우선주 등의 롱숏펀드에 일부 투자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포함되지 않는 외국 주식투자도 연말이 되면서 늘고 있다. 서재연 KDB대우증권 PB클래스갤러리아 그랜드마스터PB는 "미국 양적완화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진 만큼 미국 달러화가 약세인 지금이 투자하기에 적합한 시점"이라며 "현재 슈퍼리치의 외국 주식 투자는 투자 정보가 많고 또 투자가 손쉬운 미국에 쏠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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