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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격 조건으로 佛 EDF 원전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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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구매단가 35년간 현재 시세 2배 보장…수익률 10% 약속한 셈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 영국 정부가 1995년 이후 처음으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 영국 정부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너지회사 EDF가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영국 남서부 힌클리포인트에 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EDF 컨소시엄은 모두 260억달러를 투입해 힌클리포인트 원전을 건설하며, 10년 공사를 거쳐 2023년부터 전력을 공급한다. 새 원전은 전체 영국 전력 공급의 7%를 담당하게 된다. 영국 정부는 EDF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을 현재 시세의 2배에 이르는 값에 35년 동안 사주기로 했다.

EDF는 원전 사업의 지분을 40~50% 보유하고 프랑스 원자로 개발회사 아레바가 10%, 중국 국영 원전기업인 광동핵발전그룹(CGNPG)과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가 합해서 30~35%의 지분을 갖기로 했다. EDF는 최고 15%에 이르는 나머지 지분을 놓고 또 다른 파트너들과 논의 중이다. EDF 컨소시엄은 내년 여름까지 투자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이 원전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처음 추진되는 원전 프로젝트다. 또 컨소시엄에 중국 기업 2곳이 참여해, 중국이 힌클리포인트 경험을 살려 유럽 원전 시장에 진출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영국 정부가 파격적인 가격을 보장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국 정부는 EDF 컨소시엄에 메가와트시(MWh) 당 144.5~149.4달러를 35년 동안 보장키로 했다. 이는 현재 전력 도매가의 2배에 이른다. 양측은 전력구매단가를 놓고 지난 1년 이상 줄다리기를 벌였다.


이 조건이면 EDF는 10%의 투자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분석한다.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원전 건설을 외국 민간 기업에 맡기는 대신 높은 수익률을 약속해준 것이다.


전력 도매단가가 떨어지면 영국 소비자들은 더 손해를 보게 된다고 정부 자문 활동을 했던 톰 버크는 NYT에 말했다. 이에 대해 EDF에너지의 빈센트 데 리바즈 최고경영자(CEO)는 “비용 절감 부분을 투자자와 소비자가 나눠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영국 정부가 프랑스 국영 전력회사 EDF와 계약을 하고 중국 자본을 끌어들였다”며 “영국 정부는 환경과 전력 요금, 장기적인 에너지 독립에 있어서 시장은 그 자체로는 더 이상 국익에 기여하지 않는다고 본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영국 에너지부 에드워드 데이비 장관은 힌클리플리프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이전 수년 동안 무관심과 투자 부족으로 인해 에너지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전력 공급이 줄고 가격은 올라가는 문제를 저탄소 목표를 추진하면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전력회사는 석탄 발전소를 대체할 가스 발전소 건설에 나서지 않았다. 정부 보조금을 받는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사업이 성장하는 데다 에너지 관련 법이 의회에서 어떻게 처리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에 발목을 잡혔다.


원전 역시 미국에서 셰일가스가 등장하고 유럽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이 성장하면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우려되면서 신규 건설을 망설이는 분위기였다.


영국 정부는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석탄발전소를 포함해 발전 설비의 60%를 교체해야 한다. 현재 영국에서 19기가 가동 중인 원전은 노후화 문제로 점차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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