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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박원순 시장 "서울 경전철 새 명칭은 '도시철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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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전철 안밟겠다…경전철은 별도사업 아닌 '전철사업 제3기'
'8조원' 도시철도 10년간 단계적 진행할 것


단독[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이혜영 기자]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경전철 대신 '도시철도 3기' 사업으로 명칭을 바꾸겠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경전철 사업' 명칭을 '도시철도 3기 사업'으로 변경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금까지 경전철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지자체가 전무해 '빚잔치'에 불과하다는 시민들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고 사업 자체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박 시장은 15일 오전 서울시청 6층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용인이나 의정부, 김해 경전철이 '세금 먹는 하마'로 변질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시민의 접근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명칭 변경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단독]박원순 시장 "서울 경전철 새 명칭은 '도시철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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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경전철 사업 역시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8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큰 사업인 만큼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사업타당성 조사부터 엄격하게 추진해 재정이나 민자사업으로 인한 부작용이 없도록 하겠다"고 못 박았다. 다른 도시는 지하철이 없는 상태에서 경전철이 들어오는 기간노선이지만 서울은 소외지역 38%를 연결하는 지선 역할이기 때문에 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9호선 요금 인상 문제를 매듭짓는 과정을 거치면서 민자사업도 행정통제가 충분히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밝혔다.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은 서울시를 잘못 건드린 것"이라며 "그 사태를 계기로 계약을 완전히 재구조화하고 이자율도 10%나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일상적으로 타고 다니는 시민의 발이기 때문에 교통복지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며 경전철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뜻을 내비쳤다. 반대의견을 표명한 시민단체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가 그런 비판을 하지 않으면 존재의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서울시장의 존재 근거는 시민편의와 삶의 질·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택시요금 인상은 기사 월급제 등 복지 여는 관문
내년 선거출마 "변화 겪은 시민들이 답할 문제"


최근 시행한 택시 요금인상 및 서비스 개선 정책에 대해서는 "버스는 2004년 준공영제 도입으로 안정궤도에 접어들고 있지만 택시는 이제서야 역사적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시장은 "4년 동안 요금이 동결되고 연료비는 오르는 상황에서 택시만 계속 희생하라고 할 수는 없었다. 현장시장실을 통해 기사들의 처우 개선 없이는 택시 서비스 개선도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선(先) 처우·서비스 개선 후(後) 요금인상'과 택시기사들의 염원이던 월급제로 가는 관문도 여는 등 과거와는 다른 형태의 개선안이므로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보였다.


무상보육 예산을 비롯해 점차 격화되고 있는 중앙정부와의 예산배분 문제에 대해서는 지방자치제도를 '사막'에 비유하며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선진국치고 자치제도가 발전되지 않은 곳이 없다. 풀뿌리가 강화돼야 토사를 막고 토양도 비옥해져 큰 나무가 자랄 수 있는데 지금 우리는 사막과 같은 처지"라며 평가절하했다. 그는 "국세나 지방세의 평균비율이 아직도 2(지자체)대 8(중앙정부)인 기형적인 구조로는 지방이 중앙에 종속되는 '슈퍼 을(乙)'의 위치를 벗어날 수 없다"고 성토했다.


복지공약을 비롯해 선거가 끝나면 지켜지지 않는 정치인들의 공약에 대해서는 다소 씁쓸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는 "정치의 목표가 지역의 현실을 바꾸는 데 있지 않고 권력의 중심만을 향해 돌진해 가는 데 맞춰지면서 이 같은 부조리를 낳게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정규직 고용개선 과제를 서울시의 중장기 비전으로 설정하고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박 시장은 "똑같은 일을 하면서 차별과 해고위협을 받지 않는 것은 노동의 상식이자 근로자가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라며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이 상식과 권리를 회복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는 등 '현장'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백문이 불여일견(見), 백문이 불여일청(聽), 백문이 불여일행(行)'이라고 답했다. 박 시장은 "서류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손에 잡히지 않던 문제들이 현장에서 논의하다 보면 길이 나오기 시작한다"며 "만약 보여주기식 요식행위에 그쳤다면 은평뉴타운 미분양 물량을 두 달 만에 완판하거나 방화대로 개통 등의 열매를 맺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놓고는 "구구절절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며 "지난 2년간 서울이 어떤 비전을 갖고 변화를 시도해 왔는지를 지켜본 시민들이 답해 줄 문제"라고 말했다. 차기 대선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서울시장, 행정가로서 '올인'하고 있고 이제 2년이 됐기 때문에 아직은 많은 것을 쌓아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잘하겠다"고 밝혔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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