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17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는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사이에 설전이 오갔다.
문 의원은 "정부가 아직도 대기업 등에 투자를 집중하면 낙수효과로 중소기업 활성화와 일자리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서민들이 잘 살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며 "그러나 지금 전 세계적으로 이런 배제적 성장 전략은 한계에 부딪혔고 이로 인해 양극화와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 의원은 "박근혜정부는 그래서 포용적 성장이라는 경제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이 없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 민주화와 공정 경쟁 기반을 강화해 취약계층을 같이 보살피자는 게 포용적 성장의 근간"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이명박 정부의 시장만능주의 정책은 불평등과 양극화를 초래했다. 대기업과 수출기업 감세 혜택을 통해 정부가 대기업에 집중 투자하면 낙수효과가 일어나 중소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서민들이 잘 살게 될 것이라는 인식이었다. 이런 성장 전략, 낙수효과는 한계에 이르렀다.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을 초래해 세계 경제 위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박근혜정부는 이런 점에서 MB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성을 통해 포용적 성장을 내세우고 있는데 구체적 방법이 없다.
현오석:경제정책을 평가할 때는 그 당시 상황에 근거해서 평가해야 한다. 이명박 정권 당시 상황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다. 그런 측면까지 고려해 당시 경제정책을 판단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어느 정권이든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경제성장에 있어 박근혜정부가 다르게 하겠다고 한다면 분명한 인식 변화가 있어야 하고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해야 한다. 현 부총리는 이명박 정권 당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으로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한 사람인데 현 정부에서도 구체적 정책 없이 추상적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오석:경제 민주화와 공정한 경쟁 기반은 박근혜정부 들어 훨씬 강화됐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방향은 포용적 성장을 통해 취약계층까지 보듬고 가자는 것이 주요 흐름이다.
문재인:그동안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누리지 못했다. 소수가 독점했다. 성장의 혜택에서 배제돼 왔다. 따라서 이제는 이런 배제적 성장에서 벗어나 중산층·서민의 소득을 높여주고 이를 통해 내수가 살고,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 창출도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이 높아져야 한다. 노무현 정부 당시 최저임금은 연평균 10.64% 상승했다. 반면 이명박 정권 때는 5%로 떨어졌다. 노동소득 분배율도 노무현 정부 때는 61.1%로 증가했지만 이명박 정권에서는 59% 수준으로 낮아졌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으로 상향해 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오석:어려운 계층의 임금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다른 임금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세기업의 경우 최저임금 상승으로 임금이 높아져 어려움이 빠질 수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최저임금제를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우리나라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 평균 훨씬 못미친다. OECD의 최저임금제는 전체 노동자 임금의 절반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 까마득하게 뒤처져 있다.
현오석:OECD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최저임금이 낮은 편에 속하는 것은 사실이다.
문재인:그렇다면 이를 높이기 위해 정부가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
현오석:임금을 받는 근로자도 있지만 자영업자도 있다. 자영업자가 기업활동을 하면서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는데 임금수준을 정하는 것은 고용이라는 측면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문재인:자영업자들이 힘든 것은 내수가 얼어붙어 있기 때문이다. 돈이 없으니 소비능력이 없는 것이다. 중산층·서민들의 소득능력을 높여주면 소비는 늘어날 것이고 이를 통해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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