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남미 경제, 이대로 좌초하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초

FT "남미 경제 황금시기 저물고 있다"

남미 경제, 이대로 좌초하나
AD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원자재 붐 덕에 고속 성장하며 금융위기를 잘 넘긴 남미 국가들이 요즘 심상치 않다.


영국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남미 경제의 황금기가 저물고 있다며 이 나라들이 정치적ㆍ경제적으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남미는 금융위기에도 7~8%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이는 3%로 반토막이 났다. 올해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울 듯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남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전망치다. IMF는 향후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금리가 오를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을 지역이 남미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남미 최대 교역국인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가 컸다. 남미 국가들의 원자재를 왕성하게 먹어치우던 중국의 경기둔화와 경제체질 개선도 남미에 좋은 소식은 아니다.


최근의 경기회복세에도 남미 최대 경제 대국 브라질의 주식시장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12.1% 하락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도 최근 6개월 사이 9.05%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18%), 우루과이(13%), 페루(7%)의 통화가치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해 980억달러(약 104조3210억원)가 유입됐던 남미 채권시장에서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450억달러가 되레 유출됐다.


국제 신용평가업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브라질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이를 것으로 최근 내다봤다. 향후 3년 간 평균 성장률도 2.6%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브라질을 급성장 중인 중국ㆍ인도 같은 국가군에 포함시키기 어렵다"며 "앞으로 3년 간의 성장 전망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진단했다.


남미 국가들의 정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 6~7월 대규모 시위 사태를 겪은 브라질에서부터 '부부 대통령'의 장기 집권이 이어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권의 부정부패가 심각한 베네수엘라에 이르기까지 남미 국가들의 정치불안은 경제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남미 국가들이 취약한 헌법 체계와 대통령 장기 집권, 더딘 민주화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에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독재의 기반이었던 고속 성장은 이미 과거의 일이다. 남미 정부들이 들끓는 국민 불만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큰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콜롬비아 보고타 대학 경제학과의 후안 알베르토 피네다 교수는 "남미 국가들의 위기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며 "미 연방정부 일시 폐쇄(셧다운)와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출구전략까지 시행된다면 경제 펀더멘털이 약해져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