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출요구 대응 순조로워…채무상환 여력도 양호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동양증권의 건전성을 살펴보니 유동성과 채무상환 여력 모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서 제기된 영업정지 가능성은 희박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수익창출력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동양증권의 투자자예수금 및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 잔액은 11일 현재 1조9000억원, 7000억원으로 각각 지난 6월 말 대비 3조4000억원, 2조3000억원 급감했다. 동양쇼크 후 고객의 자금인출 요구가 이어졌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증권의 유동성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박광식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동양증권의 유동성은 보유자산을 활용한 자금조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며 "투자자예탁금별도예치금 추가인출, 채권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가 순조롭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동양증권은 현금 및 예치금(투자자예탁금별도예치금 포함) 2조8000억원, 국공채·특수채 1조1000억원 등 신용위험이 낮고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상당량 보유하고 있어 향후 고객 인출요구에도 무리 없이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채무상환 여력도 양호한 수준이다. 11일 기준 동양증권은 선순위사채 1500억원, 후순위사채 5997억원 등 총7497억원의 사채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유동성으로 전체 상환이 가능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 연구원은 "현재 동양증권의 자산을 저위험·중위험·고위험으로 나눠 각각 0%, 10~50%, 100%의 손실률을 적용해 채무상환 여력을 검토한 결과, 현시점에서 후순위사채를 포함한 전체 부채 상환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위축된 영업기반의 회복 수준 ▲고정비용 부담에 따른 손실발생 가능성 ▲불완전판매 존재 여부 등의 요인에 따라 채무상환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서 제기한 영업정지는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영업정지는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기관에 내리는 행정조치로, ▲경영개선요구에 따른 일부 영업정지 ▲경영개선명령에 따른 전부 영업정지 등으로 나뉜다.
핵심 요인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인데 120% 미만을 기록하면 경영개선요구를, 100% 미만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명령을 받는다. 6월 말 현재 동양증권의 NCR는 336.1%다. 한기평은 "최근 영업위축이 나타났지만 6월 말 자기자본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NCR가 단기간에 급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기평은 중장기 관점에서는 다소 우려를 표시했다. 황인덕 한기평 실장은 "고객과의 분쟁이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며 "영업기반 위축에 따른 수익창출력 저하 및 고정비용 부담은 이달 이후 실적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중장기 관점에서는 낮아진 수익창출력이 기존 고정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구조조정 등) 대폭적인 고정비용 감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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