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기반, 구체적 경협사업 진척 등 성과 이뤄내
[자카르타=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베트남에 이은 동남아 세일즈외교의 핵심 기지로 선택한 인도네시아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교류를 확대시킬 중요한 교두보를 다수 마련했다. 제도적 틀이나 개별 프로젝트 계약뿐 아니라 현지 기업의 소소한 애로사항까지 챙기는 행보가 돋보인 2박3일의 일정이었다.
◆제도적 측면 : CEPA 연내 타결 합의로 우리 기업 경쟁력 강화 기대
경제분야 최대 성과는 단연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조기 타결을 확정 지은 것이다. 박 대통령과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15개월째 지지부진하게 이어온 한ㆍ인니 CEPA 협상의 연내 타결에 합의했다. 청와대는 "CEPA 협상이 빠르게 진전될 정치적 추동력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10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2008년 체결해 인도네시아에도 적용하고 있으나 우리 주력 수출품목 대부분이 제외돼 실질 효과는 덜하다. 이에 인도네시아와 개별 CEPA가 체결되면 현지 시장의 맹주인 일본과 경쟁에서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미 일본은 인도네시아와 FTA를 체결해 2008년 발효시켰다.
CEPA는 무역ㆍ통상에 국한된 FTA에 비해 '경제협력'까지 포함하는 한 차원 높은 협정이다. 이를 통해 양국은 교역규모를 2015년 500억달러, 2020년엔 1000억달러에 이르게 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개별 사업 측면 : 7개 MOU 체결…인프라 구축 사업ㆍ방산 사업 협력 확대
양국은 박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에너지ㆍ자원 분야 기술공유, 제품구매, 공동탐사ㆍ개발, 발전소 건설, 에너지 인프라 구축 등 협력을 위한 7개 구매계약 및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국은 인도네시아에 1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게 된다.
우리 입장에선 경제특구 개발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향후 현지 진출 가능성을 확보했으며 인니의 산림휴양 및 생태관광 활성화 분야에 협력하기로 하면서 역시 우리 기업의 진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음악ㆍ영화 등 콘텐츠 유통 분야에도 적극 협력기로 했다. 한국수출입은행과 인니 국영전력공사와의 금융지원 MOU를 체결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현지 금융문제를 지원하게 된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가 경제개발 계획으로 추진 중인 각종 인프라 사업에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를 논의한 점도 성과다. 박 대통령은 항만ㆍ도로ㆍ에너지 개발ㆍ철도 등 대형 국책사업에 우리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인도네시아 정부 측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고 관련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이 12일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인 '국방분야 협력'도 눈에 띈다. 양 정상은 한국의 대인니 잠수함 수출과 T-50 훈련기 등 진행 중인 방위산업 현황을 평가하고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협력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손톱 밑 가시 뽑기' : 투자환경 개선 등 요청
박 대통령은 현지 진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유도요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손톱 밑 가시 뽑기'에도 전력을 기울였다.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내 일관제철소 사업이 원활히 추진되고 향후 2단계 투자가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우리은행이 인도네시아 회사 지분인수를 위한 중앙은행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애로사항도 전달했다. 아울러 수입규제에 대한 우리 진출 기업의 애로도 해결해 달라고 인도네시아 측에 요청해 긍정적인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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