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내수 점유율 11.6%…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
현대기아차 등 경쟁사 부진 덕…수출물량 내수에 판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한국GM이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주요 모델의 생산 및 판매가 원활히 이뤄진 가운데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경쟁사들의 부진이 겹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마의 점유율'로 불린 10%대 달성이 가능할지 주목된다.
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 내수 시장(수입차 포함)에서 11.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9월(12.6%) 이후 약 5년래 최대치다. 한국GM은 지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대 점유율을 달성하며 올 들어 누적 점유율도 9%대로 높였다. 지난 7월까지 8.8%였던 누적 점유율은 9월까지 9.3%로 불과 두 달 만에 0.5%포인트 껑충 뛰었다.
한국GM은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올해 목표인 두 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직후부터 매년 10%대 내수 점유율을 목표로 내걸었다. 취임 첫해인 지난해에는 9.5%로 아깝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문제는 남은 3개월이다. 통상적으로 자동차 업체는 연중 4분기 판매량이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다만 올해 기대작이었던 트랙스가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다. 호샤 사장은 2013년을 10%대 달성의 원년으로 삼기 위한 키(Key)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꼽아왔다. 한국GM은 트랙스의 월 판매목표를 1500대로 설정했으나 지난 9월 판매량은 544대로 집계됐다. 출시 후 누적 판매대수도 5816대에 그쳤다.
특히 스파크 전기차를 제외한 양산 신차 출시 계획이 없는 한국GM으로선 점유율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마케팅 전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두 달간 점유율 호조가 현대기아차의 부진과도 연계된다는 점은 두 자릿수 성적에 마냥 웃을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현대기아차의 내수 점유율은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난 8월에 올해 처음으로 80%대 선을 밑돌았고, 9월에는 이보다 1%포인트 더 떨어졌다.
더욱이 한국GM의 내수 호조는 수출 부진에 따른 결과기도 하다.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주력인 경소형차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 물량을 일부 내수 판매로 돌렸기 때문이다. 수출과 내수를 합한 전체 판매량은 오히려 작년만 못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전체 누적 판매량은 작년보다 소폭 떨어졌다"며 "최근 한국GM의 내수 점유율 확대는 내수에 집중한 전략이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두 자릿수를 기록했던 한국GM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최근 5년간 한 자릿수에 그쳤다. GM이 2002년 대우자동차를 인수한 이래 국내 시장 점유율 10%를 넘어선 것은 2006년(10.3%)과 2007년(10.7%) 단 두 차례뿐이다.
호샤 사장은 올 초 시무식에서 "지난해 두 자릿수 점유율 달성에 근소한 차이로 미치지 못했으나 2013년은 내수 시장 두 자릿수 점유율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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