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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대화록 삭제 논란에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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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참여정부, 대통령기록관에 안넘겼다" 중간발표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민주당이 대화록 사태로 '멘붕'에 빠졌다. 국가기록원에 대화록이 이관되지 않았다는 검찰의 중간 수사 발표에 대해 민주당은 "국면전환용 수사발표다" "최종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 "후임 대통령을 위한 배려 차원에서 삭제했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대화록 공개를 주장했던 문재인 의원의 책임론 등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초 민주당은 "대화록은 분명히 이관됐으며 없다면 이명박 정부에서 폐기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2일 발표된 검찰 중간수사 결과에 따르면 참여정부는 대화록 자체를 대통령기록관에 넘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민주당은 그동안 참여정부의 문서관리 시스템인 이지원에서는 문서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대화록이 삭제된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으로서는 그동안의 주장이 거짓이 됨에 따라 곤란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되어 있는 대화록을 공개해 논란을 종식시킬 것을 제안했던 문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비난의 화살은 여당에서뿐만 아니라 내부에서도 제기됐다. 비노(非노무현) 성향의 의원들은 "문 의원이 결자해지 차원에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더욱이 참여정부 마지막 비서실장이었던 문 의원이기에 대화록과 같은 중요한 문서가 이관이 제대로 안 됐다면 이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였던 문 후보가 대화록 정국을 거치며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화록 논란이 결국 문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노(親노무현) 진영의 아킬레스건이 됨에 따라 장외투쟁 등으로 유지되어왔던 민주당의 계파 투쟁을 다시금 이끌어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주의와 도덕성을 강조해왔던 친노 세력이 사초 은폐라는 멍에를 짊어질 경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 친노에 주도권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비노 세력의 반격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대화록 공개를 당론으로 주장했던 민주당 현 지도부의 책임론까지 동반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복잡성을 띨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친노 문제는 번번이 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주요한 고민거리가 돼 왔다. 민주당의 정체성과 관련해 노무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 빛과 그림자를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노 전 대통령이 이미 세상을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향수를 품고 있는 지지층이 견고하게 민주당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확인됐듯 노 전 대통령에게는 민주당의 그림자 역할도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부여된 갈등과 혼란의 이미지가 그대로 민주당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화록 논란은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그림자로부터 얼마나 자유롭지 못한지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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