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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증시]'셧다운' 이상 '디폴트' 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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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미국 정치권의 갈등으로 연방정부의 기능이 부분정지(셧다운)됐다. 전날 미국 행정관리예산국(OMB)은 정부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비상 상황을 맞아 '핵심'과 '비핵심' 부문을 나누어 운영할 것을 주요 부처에 지시했다. 210만명 수준인 미국 정부 공무원 가운데 40%인 80만명가량이 '비핵심' 분야로 분류돼 무급 휴가에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전체 예산의 60%에 해당하는 의무적 지출은 집행될 전망이다. 주식이나 채권시장도 정상적으로 열리면서 개인 재산권 측면에도 별다른 타격이 없다. 결과적으로 당장 체계적인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이다.

2일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시장이 받게 될 직접적인 충격 역시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1980년대 이후 11차례에 걸친 미국 정부 폐쇄가 코스피에 미친 영향은 중립적이다. 정부 폐쇄 장기화가 부담이지만 채무한도 증액 데드라인(17~21일)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다. 채무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 미국 정치권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핵심 축인 '유동성과 경기 회복' 유지에 초점을 맞춘 가운데 극단적인 비관론을 자제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평가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과거 미국 정부가 폐쇄된 17차례의 주가 수익률을 따져보면, 정부 폐쇄 기간이 5일 미만이었던 9차례 사례에서 S&P500지수는 기간 평균 0.27% 상승했고, 정부 폐쇄가 10일 이상 이어진 5차례에서는 기간 평균 등락률이 -2.50%였다. 아울러 종전 최장 기간 정부 폐쇄 시점인 1995년 연말(21일간 폐쇄)의 경우 S&P500 지수는 약보합권에서 머물렀다.

1980년대 이후에 발생한 미국 정부 폐쇄 시기(11차례)와 코스피 기간 등락률을 살펴보면, 영향력은 중립적이었다고 판단한다. 11번의 미국 정부 폐쇄 사례에서 국내 증시는 평균 0.05% 하락했다. 하락 빈도는 5차례로 절반 수준이다. 남겨진 우려는 미국 정부 폐쇄 기간이 장기화되는 경우다. 상대적으로 정부 폐쇄 기간이 길었던 1995년 11월과 12월 사례에서 코스피는 각각 3.1%와 5.5% 하락했기 때문이다.(폐쇄 일수는 각각 5일과 21일)


그러나 현 시점에서 정부 폐쇄 장기화는 미국 정치권의 부담 증가로 연결된다. 또 다른 이슈인 채무한도 증액 데드라인이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채무한도 증액에 실패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채무한도 증액에 실패할 경우에는 국가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다. 세입으로만 세출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미국 국가 신인도에도 타격이 발생하게 된다. 그만큼 정치권이 짊어지게 되는 부담도 막대할 수밖에 없다.


2011년 8월 채무한도 상향 협상 시점이나 지난해 말 재정절벽 협상 시점과 비교할 때,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제한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 또한 미국 정부 폐쇄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악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지지한다. 우리는 하반기 주식시장의 핵심 동력을 '글로벌 유동성 공급'과 '대외 경기회복'의 교집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비록 미국에서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나 기본적인 축이 훼손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일부 외신에서는 정부 폐쇄에 따라 4일에 발표 예정이었던 '미국 고용지표'가 연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실제로 과거 정부 폐쇄 시기인 1996년 1월 고용지표 발표 연기). 이는 주식시장 동력 가운데 연준 유동성 공급에 대한 기대치가 조금 더 연장되는 소식이다. 미국 정부 폐쇄에 대해 극단적인 비관론을 경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정부 폐쇄는 10일을 넘기지 않는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10일 이내로 정부 폐쇄가 있었던 당시 폐쇄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평균 -0.03%(폐쇄 시작일 대비 폐쇄 종료일 기준) 하락했다. ISM제조업지수, 소비심리지수, 경기선행지수에는 영향이 없었다. 반면 10일 이상 정부 폐쇄가 있었던 당시 S&P500지수는 -2.4%나 하락했고, ISM제조업지수, 소비심리지지수, 경기선행지수가 모두 전월 대비 악화됐다.


공화당의 버티기 작전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다. 장기전으로 갈수록 여당인 공화당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 최장 기간 연방정부 폐쇄가 있었던 1995년 12월15일~1996년 1월6일(21일간 연방정부 폐쇄)까지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연방정부 폐쇄 직후 설문조사에서는 연방정부 폐쇄의 책임이 클린턴 대통령에게 있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폐쇄 종료 직전 설문조사에서는 공화당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졌다.


가끔은 2011년 8월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상황이 당시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2011년 8월 미국의 정치적 갈등이 커지기 직전인 2011년 6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차 양적완화(QE2)를 종료했다. 그러나 지금 FRB는 QE3 정책을 유지 중이다. 둘째, 2011년 8월에는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됐으나 지금 이탈리아와 스페인 10년물 국채금리는 4% 수준까지 낮아져 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상수지도 흑자로 전환돼 있어 재정위기 재발 위험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 셋째 2011년 8월에는 중국의 경제지표들이 부진했다. 그러나 지금 중국 제조업PMI는 3개월 연속 상승하며 연중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균형 있는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정치적인 불안으로 단기 지수 흐름은 변동성이 높고 부진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정치적인 노이즈가 쇼크로 커질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국내 경기가 수출에 이어 내수경기도 회복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중기적 관점에서의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미국 의회는 2014년 잠정 예산안에 대한 처리시한인 9월30일까지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야당인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이 오바마케어 실시를 유예하는 예산을 통과시켰으나, 민주당이 지배하는 상원에서 이를 거부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따라 연방정부가 10월1일부터 폐쇄에 들어갔다. 이러한 경험은 1996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과거 경험상 예산 협상이 시한을 넘긴 후 단기간 내에 합의에 도달했으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의 영향도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의하면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16조7000억달러)는 10월17일께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로도 10월 말까지 디폴트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으나, 협상이 지연돼 10월을 넘길 경우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시장의 관심은 내년 예산보다 국가부채한도 상향 협상이다. 그러나 금번 예산 협상결렬로 다시 한 번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졌으며, 이는 오바마 정부와 민주당보다 야당인 공화당에 더욱 정치적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역설적이게도 내년 예산 협상 결렬이 향후 국가부채 한도 협상의 조기 타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치적인 이벤트라는 예측 불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상기한 이유로 주식시장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한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기간 중 잡음은 있겠으나, 미국 주도의 글로벌 경기회복과 이에 기반한 위험자산 선호도는 유지될 것으로 판단한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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