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근본 요인 바뀌지 않아 양적완화 재개시 추락 재연될 것 "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가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함으로써 신흥시장 통화가치는 급반등했다. 그러나 이는 통화가치 하락의 일시 유예일 뿐이며 연준이 양적완화를 단행하면 하락이 재연될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왔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연준이 지난 1일(현지시간) 양적완화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이후 신흥시장 통화가치는 급상승했다.
이날 인도 루피는 달러당 61.78로 하루 전에 비해 2.5% 상승했고, 터키 리라는 2.8% 오른 달러당 1.9628리라를 기록했고 말레이시아 링깃은 달러당 3.1605 링깃으로 2.7% 평가절상됐다.
FT는 신흥시장 통화는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방침을 밝힌 5월 이후 상실한 가치의 약 절반 정도를 만회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루피와 링깃,리라 등 세 통화와 브라질 헤알은 손실분의 절반 이상을 만회했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는 5월 초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루피는 하루 만인 19일 달러당 62.12로 밀려났고 터키 리라도 1% 주저앉은 1.9788로 후퇴하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세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20일 보도했다.
그렇지만 통화가치 유지를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할 움직임을 보이던 신흥시장 중앙은행들은 개입을 철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FT 는 진단했다. 금리인상이나 시장개입을 자제하던 터키 중앙은행은 일일 달러 매각입찰 규모를 줄이고 있으며, 인도는 재할인율을 7.5%로 0.25% 인상했다. 다른 은행들도 이를 뒤따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이코노미스트인 크리스천 켈러는 FT에 “모두가 숨쉴 여지가 생겼다”면서 “신흥시장의 중앙은행들은 5월 이전으로 복귀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시장에 과하게 개입하던 중앙은행들조차 통화가치가 일부 회복되는 것을 본다면 개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브라질이 헤알 지지를 줄이고, 멕시코가 금리인하 재개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평가절하보다는 평가절상을 억제하는 것을 더 염려하고 있다. 태국과 필리핀은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말로 평가절상을 막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들은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 의사가 변함이 없는 만큼 신흥시장에 대한 압력은 결국 재개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지금은 일시 유예일 뿐이라는 것이다. 라보뱅크의 전략가인 크리스천 로런스는 “축소를 시작할 것이며 신흥시장에서 투매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건 스탠리의 분석가들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이 신흥시장 통화가치를 지속해서 상승하게 했다”면서 “신흥시장이 당면한 핵심 문제는 외부 유동성의 부족이 아니라 글로벌 성장 상황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스웨덴 스웨드뱅크의 한스 구스타프손 신흥시장 전략가는 "연준이 유발한 일시유예는 터키가 직면한 경상수지 적자와 소요사태,시리아 때문에 취약한 리라의 근본 모습을 바꿀 수 없다"면서 "리라는 달러화에 대해 2% 이상 평가절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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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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