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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주식랠리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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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태국 금융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방콕거래소의 셋지수는 16일(현지시간) 3.1% 오르면 인도네이시에 이어 아시아 신흥국 중에서 두 번째 상승폭을 기록했고, 바트화 가치도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차기 의장으로 성장주의자인 자넷 옐런 부의장이 급부상한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같은 강세가 오히려 태국의 금융문제점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인도가 직면한 외환 위기나 1990년대 아시아 외환위기보다는 덜하지만 성장률 둔화와 가계부채 및 정부 보조금 증가세가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것이다.

태국 경제는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기회의 땅으로 꼽히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망을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대다수의 신흥시장이 필요한 구조개혁을 이루지 못하면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HSBC의 태국담당 이코노미스트인 수 시안 림은 “태국은 장기로드맵이 없는 국가”라며 “항상 취약한 경제였고, 취약한 접근으로 풀 수 없는 장기 구조개혁 이슈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지난 수년간 신흥시장으로 풍부한 유동성이 몰리면서 태국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출 실적 저조부터 경상수지적자 확대까지 각종 경제 문제에 직면했다.


정부의 원자재 보조비용도 급증했다. 지난주엔 고무농장에 대한 보조금을 두 배로 늘렸다. 쌀매입 프로그램을 규탄하는 시위가 계속된데 따른 것이다.


가계부채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가계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55%에서 지난해 GDP의 77%로 증가했다. 자동차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신차구매에 대한 세제 혜택을 주면서 신차 구입이 급증한 것이 가계부채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태국 정부는 경제 비관론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최근 스위스와 몬테네그로 순방을 통해 태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메시지를 주고 왔다. 그는 무역과 투자 촉진을 위해 모잠비크와 몰디브에 사절단을 보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태국 경제가 15년 전 최악의 금융위기보다 훨씬 나아졌다고 진단했다. 은행들의 자금 상황도 나아졌고, 기업들의 부채 수준도 낮다.


하지만 경제 그림자는 여전하다. 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 경제를 띄웠던 미국의 양적완화 프로그램이 종료되면 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방콕 소재 투자은행인 패트라 서큐리티의 슈파부두 사이체우아(Supavud Saicheua) 전무는 “시스템 불균형이 없기 때문에 위기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필요한 것보다 성장은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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