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사 CEO "향후 원가경쟁력 확보가 생존의 열쇠" 열쇠 확보안은 제각각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우리나라 4개 저비용항공사(LCC) CEO들이 한국 LCC시장 확대를 위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손꼽았다. 이를 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원가경쟁력 확보안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13년 CAPA(Centre for Asia Pacific Aviation) 아시아 저비용항공사 회의'를 개최했다.
특히 이날 오후 2시부터는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4개 우리나라 국적 LCC의 CEO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 저비용항공 시장의 현주소와 향후 방향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이 진행됐다. 논의는 교통 분야 세계적 석학인 엄태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교수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먼저 4개사의 CEO들은 현 한국 항공시장에 있어 LCC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는 "한국 LCC의 성장은 저렴한 가격에 항공여행을 즐기려는 수요가 원인"이라며 "합리적인 제안과 더 많은 선택권을 주게 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함철호 티웨이항공 사장도 "3년 만에 국내 독립 LCC 최초로 흑자 달성에 성공했다"며 "항공여행의 선택 기준이 서비스에서 가격으로 넘어감에 따른 결과"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가격경쟁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가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각 사의 CEO들은 입을 모았다. 에어아시아그룹과 같은 대형LCC가 한국에서도 출범하려면 에어아시아와 같은 원가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다만 원가경쟁력 확보안에 대한 의견은 각기 달랐다.
먼저 마원 진에어 대표는 자체적인 성장책을 내놨다. 그는 "한국 LCC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라며 "한국의 LCC도 커지겠지만 외국계 LCC의 진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우리나라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을 찾는 해외 여행객들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비용 구조 확보를 위해 유료 서비스를 늘리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전 이스타항공 대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을 당부했다. 그는 "국내 LCC들이 처한 사업 환경은 대형항공사들과 다를 게 없다"며 "LCC가 더욱 성장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김포공항과 인천공항 등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는 LCC 노선을 한 곳에서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김포공항을 LCC의 모공항으로 활용한다면 정비, 조업 등 여러 가지 부분에 있어서 절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함철호 티웨이항공 대표는 시장 정리가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와 같이 항공시장이 작은 곳에 총 7개의 LCC가 존재한다"며 "정부가 LCC산업 육성책을 내놓기 보다는 시장 원리에 따른 LCC시장의 자연적 정리가 필요한 때"라고 덧붙였다.
최규남 제주항공 대표는 정부 지원보다는 투자와 시장 확대가 선결 과제라고 당부했다.
그는 "정부에서도 LCC조종사들의 훈련기간을 대형항공사에 비해 줄여주는 등 각종 지원을 하고 있고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면서도 "LCC시장 발전을 위해 정부 지원의 형평성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각각 모기업으로 하고 있는 진에어와 에어부산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과 같은 독립형 LCC와의 형평성을 말하는지 대형항공사와 LCC간의 형평성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구분 짓지 않았다.
최 대표는 "향후 매출의 3%를 IT시스템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예약 발권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같은 IT시스템 확보를 통해 다른 외국의 현지 항공사들과 제휴를 맺는 형태를 통해 발전가능성을 모색해볼 수 있다"며 "에어아시아의 프랜차이즈 모델이나 대형항공사의 코드쉐어처럼 비용이 들어가지 않으면서도 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모델을 구상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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