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상권 '타임스퀘어', 하루 18만명 유입 4년째 우위
-초역세권 '디큐브시티'·비즈니스지구 'IFC몰' 맹추격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쇼핑 불모지였던 서울 서남부권에 최근 몇년 새 문을 연 쇼핑센터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서남부권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와 신도림 디큐브시티, 여의도 IFC몰은 모두 반경 4㎞ 이내 지역에 인접해 있다. 타임스퀘어는 이달로 개장 4년째, 디큐브시티와 IFC몰은 지난달로 각각 개장 2주년과 1주년을 맞았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체 유입객에서는 가장 먼저 문을 연 타임스퀘어가 판정승, 영업면적 당 유입객 수 측면에서는 디큐브시티와 IFC몰이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하루 유입객 수 18만명 '타임스퀘어' 판정승=최근 1~2년 새 디큐브시티와 IFC몰 등이 속속 들어섰지만 고객 유입면에서는 여전히 타임스퀘어가 절대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등포 자체가 기존 서남부권의 쇼핑상권으로서 워낙 강세를 띠고 있는 데다 백화점과 영화관, 호텔 등이 연계돼 다양한 고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두 후발주자들과 비교우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개장 1주년을 맞은 IFC몰과 2주년을 맞은 디큐브시티, 오는 16일 4주년이 되는 타임스퀘어의 고객 유입객 수는 최소 3배에서 최대 6배까지 차이가 난다.
후발주자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서남부권에서의 쇼핑몰 1인자는 4년 연속 타임스퀘어가 꿰차고 있다. 이달 16일 개장 4주년을 맞는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의 하루 평균 유입객은 18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년간 디큐브시티, IFC몰 등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주중 15만 명, 주말 20만명 수준을 유지해 서남부권 쇼핑몰 최강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후발주자들과 최소 3배에서 최대 6배까지 격차를 벌리고 있는 것. 영등포 상권이 발달해있는데다가 쇼핑몰 자체의 면적이 넓고 백화점과 연계해 단일 쇼핑몰로는 채울 수 없는 상품구색을 확보한 덕이다.
타임스퀘어의 연면적은 37만㎡로 도심 복합쇼핑몰로는 국내 최대 수준이다. IFC몰보다 5배 이상 넓다. 인근에 메리어트호텔, 신세계백화점, CGV, 이마트, 교보문고를 비롯해 200여개 패션 브랜드가 입점해있어 다양한 쇼핑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전통 상권ㆍ환승역 유동인구ㆍ비즈니스 지구 '3色 경쟁'=신도림 디큐브시티와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차로 이동 거리가 1.7㎞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타임스퀘어와 여의도 IFC몰 간의 거리도 2.6㎞에 불과하다.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각 상권마다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타임스퀘어가 전통적인 상권 강세지역에 있다면, 디큐브시티는 국내에서 지하철 환승인구가 많기로 손꼽히는 초역세권에 있고, IFC몰은 강남 테헤란로와 비견되는 오피스 밀집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난해 AIG글로벌 부동산개발은 금융 1번가인 여의도에 첫 복합쇼핑몰인 IFC몰을 열면서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과 함께 서남부지역 쇼핑ㆍ문화의 중심시로 발돋움하겠다고 밝혔다. IFC몰에는 패션, 스포츠, 잡화 등을 비롯해 식당가, CGV 등 110개 매장이 입점해 있으며 콘래드호텔과 연계돼 복합상업시설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개장 초기보다 고객 유입객 수는 30%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여전히 여의도가 쇼핑보다는 비즈니스 지구로 인식돼 있고, 주말에는 공동화현상을 보여 지역민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일일 방문객 수는 평균 3만5000~4만명 수준으로 적지 않지만 경쟁 지역에 있는 타임스퀘어, 디큐브시티보다 규모가 작아 앞으로의 성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몰 인근의 상근인구 2만5000명을 포함해 약 23만8000명의 여의도 직장인이 잠재고객이지만 이들을 쇼핑몰로 유입하는 것까지는 힘이 부치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쇼핑하러 여의도 간다'는 인식이 낮게 형성된 탓이다. 주말 고객 끌어들이기도 숙제다.
이보다 1년 앞선 2011년 8월26일 문을 연 디큐브시티의 일일 방문객 수는 평균 6만명이다. IFC몰보다 1.5~2배 가량 많고, 고객 유입객 수는 꾸준히 늘어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신도림역 가까이 위치해 있어 상권 후광을 톡톡히 본 덕이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환승역인 신도림역의 유동인구는 하루 100만명에 이르고 테크노마트, CGV영화관, 쉐라톤디큐브시티호텔 등이 인접해 있어 지역민들은 물론 유동인구까지 흡수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IFC몰과 디큐브시티는 인근의 주민들이 주고객층인 지역상권인데 반해 타임스퀘어는 광역상권"이라며 "특히 신도림과 영등포는 쇼핑몰들이 생기기 이전부터 상권이 워낙 발달해있었기 때문에 쇼핑몰들이 상권 확장의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었지만, 금융가로 인식이 굳어진 여의도를 패션 중심지로 바꿔놓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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