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안팎에서 FX 3차사업에 주목하는 이유중 하나가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KFX)때문이다. KFX는 지난 2001년 공사 졸업식에서 김대중 대통령이 최신예 국산전투기를 개발·생산하겠다고 발표했지만 10년이 지나도록 사업 추진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연구개발비 6조, 양산비용 8조, 30년 유지비 9조원 등 총 23조원의 총사업비를 들여 120대 규모의 4.5세대 국산전투기를 생산한다는 밑그림만그리고 있다.
군당국이 FX사업을 통해 가장 욕심을 내고 있는 기술은 '스텔스 기능'이다. 한국형전투기 개발사업(KFX)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이상우 전 국방선진화추진위원장,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등도 스텔스기 도입 필요성을 역설하기도 했다. 하지만 스텔스 기능을 내세우고 있는 FX 후보기종인 F-35와 F-15SE는 모두 개발이 완료된 기종이 아니다. 결국 기술이전은 물론 스텔스 기능도 보장할 수 없는 셈이다.
여기에 페이퍼상에만 존재하는 F-15SE의 스텔스 성능도 논란거리다. F-15SE는 1970년대 기체에 스텔스 처리를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군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스텔스에 대한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F-15SE는 한국이 보유한 F-15K의 꼬리날개와 내부무장창 개조를 통해 스텔스 기능을 추가해 항공역학적으로 기체 변형이 이뤄진다. 경쟁 기종으로 받아주려면 당연히 시제기 개발을 통해 비행테스트를 끝내고 성능 보증이 담보돼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이에 보잉은 직각이었던 F-15SE의 ‘수직미익’(꼬리날개)을 15도 정도 눕힌 뒤 기체에 스텔스 처리를 했지만 스텔스 기능과 내부무장창을 위해 눕히기로 했던 꼬리날개 설계변경을 하지 않기로 제안한 것이다.
이에대해 보잉은 "F-15를 개조했다고 해서 항공역학적으로 기체변형이 이뤄지는 아니며 수직미익의 경우 옵션사항"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보잉에서 내세우고 있는 신형 AESA 레이더(APG-82)에 대해서도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보잉은 탐지거리 200km가 넘는 신형 AESA 레이더를 갖추게 된다고 주장해왔다. 이때문에 F-15SE도 현지 평가에서 연습기로 대체하는가 하면 최종 입찰에서는 확정가와 성능도 담보 받지 못하는 처지에 몰렸다.
군 전문가는 "FX 사업 예산의 현실성을 다시 따져보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공군과 국내 항공사업을 위해서는 우리가 이후 무엇을 얻고 준비할 수 있는 지를 냉철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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