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판도 바꾸는 저비용항공사(하)
대형항공사도 低價사업
결항 회항 등 고객 피해 늘어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저가항공이 인기를 끌면서 뜻하지 않게 피해를 보는 회사들도 생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기존의 대형항공사들이다.
이들은 승객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등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때문에 저가항공사를 자회사로 설립하는 등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 중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한항공의 국내선 이용객은 334만여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15% 가량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218만여명으로 약 4% 줄었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제선에서도 탑승객이 3% 가량 감소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실적도 안좋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올해 2ㆍ4분기까지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 중이다.
외국에서 들어오는 관광객이 줄어들고 화물운송이 부진한 것도 실적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엔저로 인해 주요 고객이었던 일본인 관광객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경기부진으로 화물수요마저 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때문에 대형항공사들은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저가항공사 설립이 대표적인 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를 설립했고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을 통해 저가항공 시장에 뛰어들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흑자를 기록하며 모기업 보다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저가항공사가 많이 생기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건 사실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받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자회사 운영과 노선조정 등으로 다양한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가항공사가 인기를 끌며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사례도 늘고 있다.
필리핀 제스트 항공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외국계 저가항공사인 필리핀의 대표적인 저가항공사 제스트항공의 결항으로 국내 관광객 1000여명의 발이 필리핀에 묶이는 사태가 발생했다.
필리핀 항공당국은 지난 16일 제스트항공이 안전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자격을 정지하고 운항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이후 대책마련은 부실하기만 했다.
결국 제스트항공을 이용해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떠날 예정이던 여행일정도 대부분 취소되며 여행객들의 귀중한 휴가를 망치게 됐다.
외국계 저비용항공사의 이용객수는 해마다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준비 중인 소비자들이 항공사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저비용항공사 서비스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다 보니 피해사례도 해마다 늘고 있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저가항공 피해는 지난 2011년 40건에서 지난해 114건으로 증가했다. 피해 사례를 살펴보면 과다한 해지 위약금을 요구해 사실상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이밖에도 잦은 지연과 결항, 항공편 부족, 수준 이하의 서비스 등의 사례가 있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비스 문제 역시 커지고 있다"면서 "가격적인 측면 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에서 신중하게 항공사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 기사는 8월16일 아시아경제팍스TV '취재토크 금기'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동영상은 아시아경제팍스TV 홈페이지(www.paxtv.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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