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강도 세고, 승진기회 적어 자원자 없는 탓…2017년 1650명 필요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미국 공군이 드론(무인기) 숫자를 늘리고 있지만 드론 조종사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근무 강도가 강한 반면, 군 내부의 인지도가 낮아 승진에서 제외되는 탓에 자원자가 적어 유능한 드론 조종사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래들리 호그랜드 미 공군 대령은 최근 미국의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가 발간하는 포린 폴러시에 기고한 ‘차기 무인공군 인력확보, 미래의 무인기 조종사 양성’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무인기에 중요성이 부여됐지만, 드론 조종사들은 승진기회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미 공군은 2012년 1129명의 ‘전래의’ 조종사와 150명의 드론 조종사들에게 무인기 프레데터와 리퍼,글로벌 호크를 조작하도록 훈련시키는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충분한 자원자가 없어 무인기 훈련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 공군은 지난해 말 현재 1300대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군 보유 전체 항공기의 약 8.5%로 4년 전 3.3%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이다.
공군 보유 무인기는 152대의 프레데터, 96대의 리퍼, 23대의 글로벌 호크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무인기들은 아프가니스탄과 예멘, 북아프리카연안 등 전 지구에서 하루 61회의 ‘전투초계비행’을 수행하고 있다.
전투초계비행이란 전투기의 공중감시와 초계비행을 뜻하는 것으로 적의 침입을 적극 방지하기 위한 방어 제공 작전으로 아군의 주요 지역, 전투지역, 공군과 지상군 기지 등의 상공에 전투기를 24시간 대기시켜 놓고 공격해 오는 적기를 요격, 격파하는 비행을 말한다.
통상 드론이 전투초계비행을 하려면 3~4대가 필요하다. 드론 한 대당 한 명의 조종사가 꼬박 8시간 동안 비행한다고 하더라도 24시간 임무를 수행하려면 최소 3명이 필요하다. 3~4대의 드론을 출격시키려면 최소 6~8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호그랜드 대령은 초계비행마다 8명의 승무원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공군은 2017 회계연도에 이 숫자를 10명으로 늘려 총 1650명의 조종사를 확보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드론 조종사들의 업무강도를 낮추고 휴식과 훈련 등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호글랜드 대령은 “초계비행 필요가 인력 훈련 속도보다 더 빨리 늘어나고 나고 있어 무인기 조종사 분야는 조종사를 물색해서 전문인력으로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드론 조종사는 1990년대 말 50명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1300명을 넘었다.
모니터를 통해 7000마일 떨어진 곳에서 공격으로 숨지는 장면을 목격한 많은 조종사들은 우울증과 불안 등 외상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등 정신건강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2월 보도한 적이 있다.
미 국방부가 약 840명의 드론 조종사들에 대해 조사한 2011년도 설문에서 리퍼 조종사와 프레데터 조종사의 약 46%, 글로벌 호크 조종사의 48%가 '높은 조종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그랜드 대령은 “정신건강과 외상후 스트레스 질환을 제쳐놓더라도 무인기 조종사 분야는 관심부족에 직면해 있다”면서 “그 결과 무인기 비행에 가장 적합한 조종사를 정확하게 사전 검증, 평가하지 못해 자연감소율이 높다”고 지적했다. 입문훈련과정 감소율은 일반 전투기 조종사에 비해 3~4배나 높다.
그는 또 “승진교육과 직무에 상응하는 훈련기회 부족으로 소령급 승진비율이 지난 5년간 13%나 낮았다”고 비판했다. 근무강도가 세다 보니 휴식하는 시간도 부족해 재교육 등을 위한 시간을 갖지 못하는 탓이다.
그는 승진 숫자가 적은 것은 드론 조종사들의 능력을 충분히 평가하지 않는 군 내부의 문화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호그랜드 대령은 이에 따라 조종사 후보자 평가 방법 표준화와 유인기와 무인기 등 공군기 조종사 인력수요를 충족시킬 충분한 조종사 후보자를 확보하고, 무인기 생산업계와 학계와 협력해 공군사관학교와 학군단 교육과정에 이를 통합해 인력확보에 나설 것 등을 제안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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