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센터 부족·높은 부품 가격 등은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현대차는 여름을 맞아 그랜저 등 차량 4종과 인기 옵션인 파노라마 썬루프의 가격 등을 최대 100만원까지 인하했다. 일본ㆍ독일 등 수입차 업계가 엔화 약세와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3년차를 맞아 일제히 가격을 내린데 따른 조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앞으로도 '착한 가격' 정책을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5000만원대의 중형 수입차를 구입한 이정숙(가명)씨는 얼마 전 주행 중 발생하는 알 수 없는 소음 때문에 서비스센터를 찾았다. 무려 5시간의 점검을 마친 센터 직원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소음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답변도 황당했지만 이씨가 가장 실망한 점은 애프터서비스(AS) 대기 시간이었다. 이씨는 지난달 수리를 받을 때도 3일을 기다려야 했다. 또 간단한 프로그램 업데이트에도 4시간 이상 소요돼 월차를 쓰기도 했다.
수입차 전성시대에서 볼 수 있는 빛과 그림자다. 과거 고가ㆍ명품 전략을 구사했던 수입차 제조사들은 경쟁이 치열해지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에 국산차까지 가격을 내리는 등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엔화 약세와 한ㆍEU FTA를 통한 가격 인하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1일부터 유럽산 수입차의 가격이 차종별로 1.33~1.6% 가량 낮아졌다. BMW는 30만~200만원, 벤츠는 30만~340만원까지 가격을 인하했다. 폭스바겐도 50만~180만원 값을 내렸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유럽 수입차의 가격이 일제히 내려가면서 올 하반기에도 수입차 선호 현상이 지속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신규 차량 수요가 많은 20~30대의 수입차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것도 수입차 강세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KARI)는 최근 시장보고서를 통해 "수입차 업체는 FTA 발효에 따른 관세 인하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강화해왔다"면서 "유럽 자동차는 2014년부터 무관세가 적용돼 국산차와 가격 격차는 더욱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차의 서비스센터 부족과 부품 조달에 걸리는 오랜 시간, 높은 가격 등은 여전히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판매량이 많은 수입차 제조사의 서비스센터는 BMW 33개, 벤츠 32개, 폭스바겐 22개, 아우디 20개, 토요타 11개 등에 불과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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