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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기상 전문가들 "지구온난화로 기상 이변 갈수록 늘어날 것"

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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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한반도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고 있다?' 지난 5~6일 이틀간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한 낮에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이 올해 장마 종료를 선언한 지 하루 만의 일이다. 멀쩡하던 하늘이 순식간에 흐려지면서 짧은 시간동안 다량의 비를 퍼붓자 일각에서는 한반도에서도 '열대성 스콜'이 나타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보내고 있다. 열대야가 늘어나고, 봄과 가을이 실종된 현상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 6일 한때 시간당 50mm 안팎의 물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은 오후 1시 무렵부터 빗줄기가 굵어지더니 이내 폭우가 쏟아져 2시간 만에 45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수도권 일부 지역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1시간 최대 강수량(오후 3시 기준)은 소하(광명) 55.5mm, 옥천(양평) 51.0mm, 금곡(인천) 48.0mm, 강화 45.0mm 등이다. 장마가 끝난 줄 알고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일부 시민들이 근처 건물로 서둘러 대피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상황은 180도로 바뀌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먹구름이 걷히면서 다시 무더운 날씨가 계속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갑자기 게릴라성으로 퍼붓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이 같은 현상이 동남아의 스콜과 흡사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로 인해 한반도 기후도 점차 열대성 기후로 바뀌고 있다는 징조가 아니냐는 것이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방콕 우기를 보는 것 같다", "서울 날씨가 동남아 날씨를 닮아가고 있는 듯 하다"는 말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기상청은 이번 폭우가 '스콜'은 아니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밤 사이 기온이 높게 유지된 지면 위로 상층의 찬 공기가 위치하면서 온도 차가 크게 났다. 여기에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대기가 불안정해졌다"고 설명했다. 또 "비구름대가 연직으로 약 13km고도까지 높게 발달하면서 수도권에는 낮 동안 일시적으로 햇빛이 차단됐다"고 덧붙였다. 반면 '스콜'은 강한 일사로 지표면이 뜨거워지면서 상승한 공기가 비구름을 만들어 짧은 시간 강한 비를 뿌리는 것을 말하며, 주로 동남아 지역에 나타난다.


하지만 예년과 비교해봤을 때 최근 들어 부쩍 이 같은 국지성 호우가 빈번하게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장마철도 갈수록 길어지고 있어 기상청은 아예 2009년부터 장마의 시작과 종료 예보를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올해 장마도 무려 49일이라는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기상이변'은 장마뿐만이 아니다. 한파, 폭염, 가뭄 등 비정상적인 기후가 나타나는 현상도 빈번하다. 기상청의 '2012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철원, 태백 등에서 아침 최저기온이 -20도가 넘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4월에 눈 소식이 오는 경우도 빈번하며, 무더위가 9월까지 지속돼 봄, 가을이 실종됐다. 올해만 하더라도 제주도의 열대야 일수는 26.5일로 1973년 이후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 같은 기상이변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나 우리나라는 '기후변화 민감지역'에 속해 있기 때문에 '온난화의 저주'에서 방심할 수 없다. 1991년~2000년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13.5도로 1912~1990년 12도와 비교해 1.5도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세계 평균 기온 상승폭(0.6도)보다 2배 이상이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2000년대 이후 들어 기상 관측 기록들이 연달아 깨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온도가 0.2도만 올라가더라도 그 후폭풍은 상당한 것이다. 여름장마는 더 길어지고, 겨울에는 더 추운 현상이 나타날 것이며,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날씨가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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