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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답답한 '인사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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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갈 길 바쁜 KB금융그룹이 인사리스크에 발목을 잡혔다. 새 정부 출범 뒤 어윤대 전(前) 회장의 거취를 둘러싸고 시작된 인사 논란은 임영록 신임 회장 선출과 대규모 인사가 이뤄진 7월까지도 잦아들지 않은 상태다.


노조의 출근 저지로 이건호 신임 KB국민은행장은 30일에도 여의도 본점 사무실로 출근하지 못했다. 지난 22일에는 노조원들이 출입문을 가로막아 취임식도 취소됐다. 번번이 여의도 본점 앞에서 발길을 돌린 이 행장은 시내 모처에 자리를 잡고 업무를 챙기는 중이지만, 답답한 심경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밤 예고없이 노조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대화를 시도한 이 행장은 "노조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해야 할 일을 못하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노조를 향해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고 촉구했다.


이 행장은 아울러 "노조를 달랠 유화책이 필요하다는 말도 나오지만, 노조가 '행장은 집으로 가라'는 말만 되풀이하면 대화에 진전이 있을 수 없다"면서 "행장을 행장으로 인정하고, 그 다음 노사관계의 이슈를 풀어나가는 게 순리"라고 강조했다.

반면 노조의 입장은 강경하다. 박병권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이 행장 선임에 반대해 지난 25일 삭발한데 이어 전날부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다.


박 위원장은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말하라는 사측의 주장은 어이없는 이야기"라면서 "임영록 회장이 '내부인사 중용'이라는 노조와의 약속을 어긴데다 행장으로서의 경험이 부족한 외부 인사를 영입한 건 기만적인 일"이라고 받아쳤다.


인사 몸살을 앓는 사이 업계 1위 '리딩 뱅크'로서의 입지는 흔들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자산규모는 286조원. 단일은행 기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2분기 당기순이익은 488억원에 머물렀다. 1분기 실적(2470억원)과 비교하면 83.5% 급감한 수준이다.


저성장 저금리 속에 은행권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도 경쟁 은행에 비해 수익 감소폭이 크다. 이 기간 하나은행의 순이익은 965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3% 줄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직원 1인당 당기순이익 역시 6200만원에 그쳐 은행권 평균치인 8200만원을 크게 밑돌았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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