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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 7장 총소리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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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들의 사생활- 7장 총소리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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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나서 그는 또 말했다.
“성경은 모두가 알다시피 분노와 사랑의 두 가지 메시지로 이루어져 있어. 분노는 당시 로마와 적당히 타협하며 가난하고 힘없는 민중들을 핍박했던 권력자들 종교 지도자들을 향해 있었지. 예수는 그들더러 ‘위선자’ ‘독사의 자식’이라고 극한 표현까지 서슴치 않았어. 그런 반면 가난한 민중들과 같이 먹고 마시고 잠을 자며 사랑을 가르치셨지. 먼지 앉은 모습으로 산상에서 사람들에 둘러싸여 설교하는 모습을 상상해보게. 그런 그가 정통 유태교 지도자들과 그들을 추종하는 무리들의 눈엔 얼마나 위험한 존재로 비쳤겠는가 말일세. 지금 우리나라 보수주의자들이 그를 보았다면 아마 틀림없이 좌익분자로 몰아넣었을걸세. 그래서 로마 총독 빌라도조차 그에게서 아무 죄도 발견할 수 없다고 발뺌을 했지만 그들은 그를 기어코 십자가에 매달아 죽여달라고 요구했지. 숫제 폭동이라도 일으킬 태세였다고 성경엔 기록되어 있네.”
동철이 계속해서 말했다.

“사실 사도신경에 나오는, 본디오 빌라도에게 핍박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라는 구절은 분명 잘못된 거야. 빌라도는 주저했고, 심지어는 몇 차례 만류까지 했거든. 하지만 완고하고 어리석은 유대인들의 압력에 결국 굴복하고 말았지. 이 장면은 성경에도 자세히 나와있어. 말하자면 사도신경은 자신들의 죄를 슬쩍 총독 빌라도에게 전가해버린 셈이지.”
모르는 것이 없는 개똥철학자 동철은 그리고나서 또 말했다.


“요컨대 기독교는 절박한 언어로 이루어진 종교라네. 그건 예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로 정점을 이루는 긴박함에도 기인하지만 사실 그 시대 자체가 그런 숨가쁜 상황이기도 했어. 주지하다시피 예수가 태어났을 무렵 유대 땅은 로마의 식민지였지. 민란이 끊이지 않았고, 독립을 위한 저항과 죽음이 이어졌어. 열심당 같은 과격한 무장세력도 있었고..... 끔찍한 십자가의 형벌을 받고 죽은 시체들이 수도 예루살렘으로 들어오는 길거리와 언덕에 언제나 늘려 있었어. 말하자면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말일세. 그러니 세례 요한과 같이 광야에서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다!’ 하는 식으로 절규라도 하듯 외치는 자들이 수없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었지. 그러니 왜 성경의 말씀이 직설적이고 명령식인 절박한 언어 구조를 되어있는지 알 수 있을 걸세. 무언가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언어라는 말이네. 그리고 예수의 탄생만 봐도 그렇네. 초자연이고 초역사적인 신의 아들이란 그는 베들레헴이라는 변방의 작은 마을, 거기에다 목수라는 직업을 가진 요셉의 아들로 태어났네. 거기에서 벌써 무언가 대단한 사건을 예고하는 듯한 예감이 들지 않는가하는 말이네. 폭풍 전야처럼 말이야.”
그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나는 사실 신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네. 하지만 신약의 예수 스토리는 그 어떤 소설보다 더 극적인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 문학적으로도 그 정도의 치밀한 구성을 지닌 스토리도 없을 거야. 사랑과 배신, 죽음, 그리고 극적인 반전인 부활에 이르기까지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지. 그리고 그 스토리의 배경으로 강대한 제국 로마와 식민지 유대, 유대를 지배하던 일종의 괴뢰 정권이었던 헤롯왕의 무리, 그리고 가난한 백성과 어리석은 대제사장과 같은 전통 보수 유대교인들이 등장하지.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신의 아들이자 인간의 아들이기도 했던 예수 자신이었네. 그는 자신의 고통과 죽음을 통해 이 모든 스토리를 완성했어.”
그리고나서 그는 화난 어조로 말했다.


“지금 한국의 교회는 바로 그 예수를 잃어버린 거야. 그들은 이런 예수의 모습을 가리고 장막을 쳐버렸지. 백성들의 고통과 고난을 외면한 교회는 더 이상 예수의 교회가 아니야. 황금으로 장식된 높은 자리에 앉아 찬송하는 무리가 저 로마시대의 위선적인 교황들과 다를 게 뭐가 있겠나.”

글. 김영현 / 그림. 박건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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