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펀드매니저들 설문 "내년 미·일 시장 강세 이어질 것"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계 투자 전문가들이 글로벌 증시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유지했다. 다만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로 신흥국보다 선진국 증시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가 지난달 글로벌 펀드매니저 2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2%는 내년 글로벌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힘입어 미국과 일본 증시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29%로 지난해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은 27%로 지난달보다 10%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신흥국 증시에 대해서는 비중축소 의견이 증가했다. 65%는 내년에도 중국의 경기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응답자의 44%는 내년 신흥국 증시가 미국·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26%는 향후 12개월 안에 신흥국 증시의 비중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러시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매니저들 가운데 50%는 러시아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달보다 12%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BoA의 마이클 하넷 글로벌 리서치 부문 수석 전략가는 "국가별 조사에서 일본 증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그러나 중국의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와 기록적인 달러화 강세 심리로 신흥국 주식 익스포저는 1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채권 대비 주식에 대한 선호도도 늘었다. 55%가 채권에 대한 비중축소 의견을 나타냈다. 반면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보인 응답자는 지난달보다 4%포인트 증가한 52%다.
달러화 강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83%의 펀드 매니저는 향후 12개월 동안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01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금에 대한 비중확대 의견도 4.6%로 1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하넷 전략가는 "채권에서 주식으로 이동하는 '대전환'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고 판단할 경우 글로벌 주식시장의 회복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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