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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리콥터 벤'의 5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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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의장 발언 앞두고 긴장하는 금융시장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월스트리트와 글로벌 금융시장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입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이 17일(현지시간)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와 18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잇따라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융 시장에는 이번주 들어 다시 '버냉키 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그 사이 월스트리트에서는 버냉키 의장이 너무 많은 말을 했다는 불만이 쌓였다. 출구전략을 언급했다 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지자 지난 10일 다시 당분간 경제 부양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 경제회복과 안전한 출구전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는 충정은 이해되지만 한 입으로 두 말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니 앞으로 이틀 간의 의회 증언 중 버냉키 의장이 많은 말을 쏟아낼 것이고 이를 두고 시장은 혼선을 빚을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보다 못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유명 경제 컬럼니스트 데이비드 위셀이 나섰다. 그는 15일 인터넷판을 통해 버냉키가 화끈하게 털어놓고 싶은 속마음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FRB에 대한 무차별 사격에도 미 경제는 다른 선진국보다 잘 운용되고 있다. 미 경제는 충분하지 않지만 계속 성장하고 있고 은행도 더 강해졌다. 일본 중앙은행은 결국 FRB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영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도 우리의 경제부양 정책을 좇아오며 단기 금리를 장기간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하지 않았나.


둘째, 미 의회야말로 지금의 경제회복을 해치고 있다. 정부의 재정적자에 대한 장기 대책은 마련하지 않은 채 정부 예산 자동 삭감(시퀘스터)을 허용해 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FRB는 이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우리가 손 쓸 수 있는 한도 내에서 할 수 있을 뿐이다.


셋째, FRB는 매달 경기부양을 위해 85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 그 정책을 영원히 끌고 갈 수는 없다. 경제가 계속 개선된다는 전제 아래서만 올해 말부터 이 규모를 줄여갈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매달 어느 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느냐가 아니라 채권 매입을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리고 3조달러에 이르는 FRB의 자산 포트폴리오 판매에 대해 당분간 언급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단기 금리도 오는 2015년까지 사실상 제로 금리로 유지될 것이다.


넷째, 내 언급으로 장기 국채 금리가 그렇게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기대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를 통해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이 더 신중해졌다면 차라리 잘 된 일이다. 그로 인해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더 오래 끌고 갈 수 있게 됐다.


다섯째, 나는 요즘 FRB 안팎의 강온파 양쪽으로부터 공격 받는 신세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 대학 교수는 양적완화 정책을 너무 빨리 끝내려 한다고 생각하고 존 테일러 스탠퍼드 대학 교수는 내가 너무 늦게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괴퍅한 FOMC를 상대로 요구하는 것보다 FRB 의장 한 사람을 저격하는 게 훨씬 쉬울 것이다.


어쨌든 내년 2월로 예정된 의회의 차기 통화정책 보고 때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여기 앉아 있게 될 것이다. 안녕, 여러분.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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