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일본의 대중국 수출이 한국에 이어 대만에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일본 부품을 수출해 돈을 벌던 구도가 점차 깨지고 있는 것이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일본의 대중 수출이 올해 상반기 761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3.8%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한국의 대중 수출은 11.6% 늘었으며 대만은 36.8%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1980년부터 중국 수출액 1위를 이어가던 일본은 대중수출국 3위로 밀려났다.
중국 수출이 줄어든 표면적 원인은 중국의 경기둔화다. 일본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3월을 시작으로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주력 수출품인 기계 설비를 비롯해 전자 제품의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일본 건설 기계공업회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 둔화로 인해 지난 5월 건설기계 분야 중국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71.8% 급감했다.
그러나 그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일본 기업들의 생산 거점 다변화로 꼽힌다. 소니 등 일본 전자 대기업의 중국용 제품은 EMS(상표없이 불특정 다수의 제품을 조립하는 기업)나 현지조립을 통해 생산되는 경우가 많다. 파나소닉은 비용절감을 위해 중국 공장에서 조립하던 자사 LCD 제품을 한국 제품으로 바꿨다.
원가 경쟁력에서 한국·대만 업체에 밀리는 것도 대중수출 감소를 부추기고 있다. 닛케이는 최근 중국에서 한국과 대만업체들의 부품을 사용한 저가 전화기인 일명 '천 위안 스마트폰'이 인기라며 일본 업체들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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