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코스피가 30포인트 급등하며 1850선을 회복했다. "당분간 높은 수준의 통화 확장기조가 필요하다"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날 오전 시장의 예상대로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장 초반의 급등 흐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11일 오전 10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31.21포인트(1.71%) 오른 1855.37을 기록 중이다.
간밤 미국증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이 공개된 후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혼조세로 장을 마감했다. 의사록에서는 자산매입 축소시기를 놓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위원간 의견차를 보였다는 내용이 공개됐다. 유럽증시는 사흘 만에 하락 마감했다. 중국 무역 지표 부진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국 장 마감 후 나온 버냉키 의장의 발언은 코스피 시장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의 실업률이 목표치인 6.5%까지 떨어지더라도 당장 기준금리가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구전략 시간표 공개 이후 요동쳤던 금융시장을 달래는 발언이다.
이날 1840.34로 상승 출발한 지수는 현재 오름폭을 키워 1850선을 웃돌고 있다. 7거래일 만에 외국인이 '사자' 우위로 전환한 가운데 보험, 투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의 매수세가 더해지며 주가 상승을 견인 중이다.
한국은행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7월 기준금리를 종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 달 정부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지만 아직 뚜렷한 경기 변화가 없는데다, 미국의 양적완화 스케줄에 따른 불확실성과 중국의 경기둔화 조짐 등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급격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나 환율 급등과 같은 변동 요인이 생기지 않는 한 연내 기준금리 동결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이 연내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이로 인해 국내 통화정책이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개인은 1604억원어치를 팔고 있으나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58억원, 627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옵션만기일인 이날 프로그램으로는 1096억원 매수 물량이 유입 중이다.
주요 업종들은 대부분 오름세다. 전기전자, 철강금속, 기계, 증권 등이 2% 이상 오르고 있고 운송장비, 종이목재, 화학, 의료정밀, 건설업, 운수창고, 통신업, 금융업, 은행 등도 1% 이상 오르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주들도 대부분 빨간불을 켰다. 삼성전자(2.80%)를 비롯해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SK하이닉스, 신한지주, SK텔레콤, 한국전력, LG화학, NHN, KB금융 등 대부분이 오름세다. 삼성생명과 현대중공업은 각각 0.46%, 0.27% 약세다.
이날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는 1종목 상한가를 비롯해 586종목이 강세를, 1종목 하한가를 포함해 178종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84종목은 보합.
코스닥은 전날보다 9.19포인트(1.78%) 오른 524.83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9.75원 내려 1126.05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