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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렁에 빠진 유럽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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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유럽 자동차 업계에도 볕들 날이 있을까.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개선되는 일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는 18일(현지시간) 5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신규 차량 등록 대수가 104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월 111만대에서 5.9% 감소한 것이다. 5월 기준으로는 1993년 이후 최저다.


더 큰 문제는 유럽의 자동차 판매가 한동안 나아질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유럽 내 자동차 판매가 오는 2019년 전까지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남유럽 일대에 공장이 많은 푸조, 피아트, 르노, 오펠, 제너럴 모터스(GM)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반면 BMW, 다임러, 폴크스바겐은 신흥국에서 얻고 있는 인기, 고급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덕에 최악의 어려움을 피할 수 있었다.


EU 회원국 가운데 자동차 판매가 증가한 나라는 영국 뿐이다. 영국이 비교적 나은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다른 유럽 나라들의 경제위기에서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포천은 당분간 유럽의 자동차 판매를 좌우할 변수가 세 가지라고 소개했다.


첫째, 올해 독일 총선에서 집권 여당의 승리 여부다. 이번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패해 사회민주당이 집권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민당 정부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복지정책 강화에 나서는 한편 세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독일의 성장세는 위축될 수 있다.


그 동안 유럽 경제에서 성장엔진은 독일이었다. 성장의 과실이 주변국으로 넘어가기는커녕 독일의 성장이 주춤할 경우 주변부 유럽 국가, 그 중에서도 특히 남유럽 국가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


둘째, 유럽 제조업 노동시장의 유연화 여부다. 유럽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각국 정부 및 EU에 경직된 노동시장 유연화를 촉구한다.


그래야 자동차 수요가 줄 때 감산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공장 문을 닫을 수 있는데다 근로자 해고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유럽에서는 강성 노조 및 정책의 영향으로 공장 폐쇄나 인력 구조조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포천은 마지막으로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변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이 차량의 성능이나 연비는 물론 이른바 '인포테인먼트'에도 신경쓴다는 것이다. 인포테인먼트란 '정보(information)'와 '오락(entertainment)'의 합성어다.


자동차가 운송수단에서 정보기술(IT) 기기들과 결합한 문화생활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말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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