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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날, '무법자' 곰팡이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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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 번식 못하도록 청결하고 건조한 상태 유지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 직장인 이수호씨(가명·37세)는 여름만 되면 심해지는 발 냄새 때문에 고민이다. 10년 전부터 발에 각질이 일어나고 가려웠지만 별수롭지 않게 생각해 치료를 받지 않았다. 하지만 작년 여름에는 그의 책상 주변에만 가도 발 냄새가 진동하고, 각질이 너무 심해져 피부과 찾았다. 진료를 받고 먹는 약과 연고를 처방 받았다. 의사는 "증상이 완전히 없어져도 한 달 정도는 지속적으로 연고를 바르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곧 각질도 없어지고, 가려움증도 덜해져 치료를 중단했다. 결국 그는 올해 여름 다시 발이 가렵고 각질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최근 기온이 크게 오르고 습도까지 높아, 곰팡이 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면서 곰팡이균으로 인한 질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곰팡이 감염은 머리, 턱수염, 손, 사타구니 뿐만 아니라 등이나 가슴 등 우리 몸 어디에서나 나타날 수 있다. 무좀, 완선, 어루러기(전풍), 칸디다증 등이 대표적인 곰팡이 감염 질환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곰팡이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깨끗이 씻고 잘 말려주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땀을 많이 흘린 날에는 반드시 목욕을 하고, 목욕을 한 뒤에는 물기가 남기 쉬운 발가락 사이와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을 완전히 말려야 한다는 것. 꽉 죄는 옷이나 신발, 양말은 땀이 차기 쉬우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고도 조언했다.


◆지독한 발 냄새의 원인, 무좀= 무좀이란 일반적으로 피부사상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백선, 특히 발에 발생하는 족부 백선을 말한다. 전체 피부과 외래 환자의 10~1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하지만 족부 백선은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손, 발톱에도 확산돼 조갑백선이 생길 뿐만 아니라 수부 백선, 체부 백선 등 다른 부위에 중복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치료 후에 다시 재발하는 경우도 많아, 치료 후에는 항상 발을 깨끗하게 씻고 통풍을 잘 시켜 재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무좀 등에 흔히 사용하는 민간요법은 득보다 해가 많다는 지적이다. 김광호 한림대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는 "빙초산이나 식초에 발을 담그면 일부 무좀균이 제거되는 경우도 있지만 피부 화상이나 이차 세균감염 등 더 큰 피부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일반적인 피부염 연고를 바르면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나 스테로이드 제제인 만큼 무좀균이 퍼지거나 병변이 악화되는 증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곰팡이 감염에 의한 구내염, 칸디다증= 구내염은 말 그대로 혀나 구강 점막 등 입 안쪽에 생기는 염증이다. 증상 부위가 하얗게 패이거나 부어오르고 간지러움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일상에 불편을 주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붉게 충혈된 부위의 통증 탓에 식사를 하기 힘들어지거나 입냄새 때문에 고생하기도 한다.


주로 영유아나 노인에게 많지만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컨디션이 악화된 성인에게도 나타난다. 영유아의 경우 젖병이나 고무로 된 젖꼭지에서 감염되기도 한다.


한번 전염되면 빠른 시간 안에 입 안 전체로 퍼지고 후두부나 식도, 호흡기, 위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재발이 잦고 그때마다 먹는 양이 적어져 성장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제대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김광호 교수는 "항생물질이 포함된 의료용 양치액을 2주 이상 사용하면 증상이 호전되나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면역기능의 장애로 발생하는 피부점막칸디다증이 의심돼 자세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타구니의 무좀, 완선= 완선은 곰팡이가 따뜻하고 습기가 많은 사타구니 피부에서 번식해서 생겨나는 감염증이다. 여름에, 특히 비만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발견된다.


사타구니 피부가 가렵고 붉은 반점이 생기며, 이 반점의 가장자리가 더 붉고 가려우며 경계가 매우 뚜렷한 경향이 있다. 항진균제 연고를 약 1달간 발라주거나 항진균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완치된다.


건조한 상태를 항상 유지하기 위해 헐렁한 내의를 자주 갈아입고, 꼭 조이는 청바지 등은 입지 않는 것이 좋다. 피부 마찰을 피하고, 피부를 항상 청결히 유지하도록 하며, 몸을 씻은 후에는 물기를 완전히 말려야 한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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