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박근혜정부의 창세기

시계아이콘01분 36초 소요

[데스크칼럼]박근혜정부의 창세기
AD

'박근혜 대통령이 이르시되 경제에 창조가 있으라 하시니 온갖 창조 관련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박 대통령이 보시기에 좋았더라.'(박근혜정부 창경기 1장 1절)


'박 대통령이 시간제 근로를 좋은 일자리로 만들라 하시고 삼성 등 대기업들이 시간제 정규직 도입에 앞장서니 이는 집권 100여일 만이니라.'(박근혜정부 창경기 1장 2절)

성경 창세기를 보면 창조주가 빛이 있으라 하니 빛이 생겼고 땅은 풀과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라 하니 그대로 됐다. 기독교인이 아니면 무슨 허무맹랑한 이야기냐고 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5년마다 경제의 새판을 짜는 '창경기(創經記)'가 쓰여지고 있다.


아무리 대통령중심제 국가라지만 수십 년 동안 눈곱만큼도 변하지 않은 대통령 '입바라기' 행태가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박 대통령이 창조경제를 언급하자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창조경제특별위원회를 만들었고 정부 각 부처에서는 창조가 붙지 않는 보고서를 보기 힘들다고 한다. 오죽하면 오롯이 숫자만 다뤄야 할 공인회계사협회 행사에 초빙된 모 정치인이 '창조회계'를 화두로 올리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시간제 근로도 좋은 일자리'라는 박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자 삼성은 3000명 규모의 시간제 정규직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재계 맏형 격인 삼성이 총대를 메니 다른 기업들로 확산되는 것은 말 그대로 시간문제였다. CJ그룹이 아르바이트생 1만5000여명의 계약기간을 없애고 정규직 대우를 해 주겠다는 등 통 큰 발표가 줄을 잇고 있다.


이런 군대식 상명하복 문화에서 어떻게 창조적인 경제가 생성될까 의심스럽지만 그렇다고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김영삼정부는 '신경제'를, 김대중정부는 '민주적 시장경제'의 기치를 내세웠다. 이어 노무현정부는 창조와 정확히 구분이 가지 않는 '혁신경제'를 내밀었고, 이명박정부에서는 지금 언급조차 되지 않는 '녹색경제'가 화두였다. 대통령이 내세운 경제철학은 언제나 그렇듯 5년 시한부였다.


녹색성장은 세계적인 흐름일 뿐 아니라 중장기적인 국가과제라고 못을 박았지만 지금 녹색을 세 치 혀에 올리는 경제인들은 사라졌다. 2008년 1월 참여정부가 청와대에서 이삿짐을 싸고 있을 당시 재정경제부는 혁신주도형 경제시스템을 정착시켰다고 자평했다. 정말 혁신주도형 경제체제가 정착되고 녹색성장 토대가 마련돼서 이제 창조경제로 나가는 것인지 자문해 봐야 답은 '아니올시다'일 게다.


창조경제의 대명사 격인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설립한 해는 1976년이었다. 1977~81년 미국 대통령은 39대 지미 카터였다. 그는 에너지 개발정책을 밀어붙였다 의회에서 거부당했고 국내 경제정책의 파탄 책임 때문에 재선에도 실패했다. 대통령이 창조경제하자고 창조적 기업이나 인물이 나오는 게 아니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미국 실리콘밸리도 6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미 정부가 혁신 활동에 자금을 댄 다음에는 일일이 간섭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실리콘밸리가 만들어졌다. 이 외에도 냉전시대에 제공된 막대한 자금과 안정적인 경제성장, 정보기술(IT) 인력들의 대규모 이민 등 간접적인 요인도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헬라어 '아브라카다브라(말한 대로 될 지어다)'처럼 한국 경제가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혁신도 했다가 녹색성장도 해 보고 창조경제도 달성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그러나 약 4년 6개월 후 창조경제는 성과 보고서를 신문 한쪽에 장식한 후 또다시 어디론가 사라질 공산이 크다.


한국은 세계 12대 경제대국이다. 이 정도 됐으면 70년대 개발시대에나 걸맞은 '구호경제'는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창조경제를 5년 내 다 이룰 수 있다는 무모한 자신감에 도취돼 있다거나 차기, 차차기 정부도 창조경제를 밀어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이 아니라면.






박성호 아시아경제팍스TV 방송본부장 vicman1203@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107:05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