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정신적 지주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영면이 임박했다. 남아공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환율 채권 주식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만델라 사후의 남아공 사회의 격변에 대한 우려와 최근 남아공 경제 상황과는 큰 관련이 없다는 분석이다. 오히려 남아공 자체의 근본적인 문제가 더 큰 숙제라는 지적이다.
26일 외신들에 따르면 남아공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의 자금 인출이 목격되고 있고 6월들어 증시 하락률은 9%를 넘고 있다. 란드화 가치는 만델라의 사망 가능성이 예고된 이후 달러화 대비 1.6%나 절하됐다.
그의 부재가 남아공 정치 혼란으로 이어지고 경제에도 본격적인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로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올만 하다.
물론 일부 투자자들과 경제학자들은 만델라의 죽음이 백인에게 지나친 양보를 하고 광산업의 국영화를 원해온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내의 불만을 자극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만델라의 위독설이 때마침 미국의 출구전략 모색과 함께 신흥국 증시가 주저앉고 통화가치가 급락하는 상황에서 불거져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 대다수 외신들의 평이다.
이런 우려를 남아공 정부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전직 재무장관이기도한 트레버 매뉴얼 계획부장관은 24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만델라의 사후 어떤일이 벌어질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델라의 유산은 안전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하며 외국 투자자들의 불안을 달래고 나섰다.
매뉴얼 장관은 "만델라의 유산을 지키는 것은 우리의 임무지만 그가 우리곁에 있건 없건간에 그가 남긴 것들을 존중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매뉴얼 장관은 지난 2010년이후 칩거에 들어간 만델라가 남아공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미 사라졌다고 주장한다. 국정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아왔다는 설명이다.
투자업체 시티 아드리운 뒤트와의 한 투자전략가도 "만델라의 사망을 우려한 투매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표현했다. 그역시 만델라의 정치적 영향력이 이미 의미 없다고 단정했다.
네드뱅크 캐피탈의 모하메드 날라 역시 만델라와 남아공의 경제상황을 연계시키는 루머들은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날라는 "최근 남아공 경제의 이상징후는 양적완화 출구전략 모색에 따른 현상일 뿐이다"라고 일축했다.
AFP통신 역시 남아공의 현재 문제는 만델라의 죽음이 아니라 25%나 되는 실업률과 광산파업, 고공행진중인 물가, 재정적자라고 지목했다.
남아공 정부는 현재 경제개혁의 핵심 부분에 대한 진전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력부족과 부실한 의료보장, 높은 실업률은 남아공 경제의 고질병으로 방치되고 있다 싶은 상황이다.
이와관련 매뉴얼 장관은 "국가개발계획이 조만간 공공서비스와 교육, 부패방지 분야 등에서 결실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며 만델라 사후의 경제위기론에 대한 분명한 선을 그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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