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수출액 142억달러, 전년동기보다 33% 줄어
품목별 순위 4위 자리도 위협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대표적인 외화획득 업종으로 2000년대 후반 수년간 수출 1위 자리를 유지했던 조선업의 위상이 추락했다. 한때 국내 수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며 수출품목 수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4위로 내려앉은 후에도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5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조선업(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수출액은 142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2.7% 줄어든 것으로 상위 10대 수출품목 가운데 두자릿수 이상 수출이 줄어든 건 철강판과 함께 두 품목뿐이다. 이 같은 수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 산업계 실정에 맞춰 적용하고 있는 수출입품목분류체계(MTI)에 따라 산출됐다.
품목별 순위로 보면 조선업종은 석유제품ㆍ반도체ㆍ자동차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기준으로 따졌을 때와 같은 순위지만 현재와 같은 감소폭이 이어진다면 연간 수출액은 300억달러를 못 채워 뒤따르는 품목에 뒤쳐질 가능성이 높다. 수출품목 5ㆍ6위인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와 무선통신기기는 올해 들어서도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며 각각 16억달러, 32억달러 정도로 조선업과 차이를 줄인 상태다.
조선업은 지난 1990년 처음으로 국내 수출 5위에 이름을 올린 후 줄곧 상위 5대 품목 자리를 지켜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전 세계적인 업황호조에 2008년에는 1위에 올랐다. 정점을 찍었던 2011년 수출액은 565억8800만달러로, 국내 전체 수출액의 1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국내 조선업 수출추이가 2008년 말 갑작스레 찾아온 전 세계적인 불황과 시차를 두는 건 업종 특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수주 후에도 2~3년에 걸쳐 선박건조대금을 나눠 지급받는 까닭에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선박주문이 급감했지만 이전에 수주했던 물량에 대한 대금을 받았기에 꾸준히 수출액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조선업 수출추세가 향후 몇년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주문이 줄어든 후 전 세계 조선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새로 주문하는 선박의 가격도 많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창 배값이 높았을 때와 비교하면 대부분 선종이 30~40% 정도 가격이 낮아졌다"며 "앞으로 수출로 합산하는 물량의 경우 이처럼 선가가 낮아진 후의 계약이 상당수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조선업 수출비중은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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