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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한국 축구, 1년 남은 월드컵 본선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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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 한국 축구, 1년 남은 월드컵 본선 과제는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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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국 축구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기며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차기 감독 선임과 경기력 향상 등 시급한 과제가 드러난 가운데 1년 앞으로 다가온 브라질월드컵 준비엔 비상이 걸렸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에서 이란에 0-1로 패했다. 4승2무2패(승점 14)가 된 한국은 이란(승점 16)에 이어 조 2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 우즈베키스탄이 카타르를 5-1로 대파하며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한국 +6, 우즈벡 +5) 차이로 간신히 본선행 티켓을 획득했다. 1986 멕시코대회부터 이어진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그러나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6번째 위업엔 환희가 없었다.


1년 남은 본선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당면 과제는 '포스트 최강희' 선임이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고 전북현대로 돌아가겠다"라는 뜻을 내비쳤다. 이는 2011년 12월 부임 당시 공언과 일치한다. 대한축구협회는 그동안 물밑에서 차기 사령탑 선임 작업을 추진해왔다. 세뇰 귀네슈(터키) 전 FC서울, 세르지오 파리아스(브라질) 전 포항 감독 등 지한파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돼왔다.

국내파 지도자 가운데는 홍명보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력한 대권 주자로 꼽힌다. 이미 협회와 의견 조율을 마치고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달 남은 동아시아컵은 물론 촉박한 월드컵 본선 준비를 책임질 적임자란 판단에서다. 그는 2009년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맡아 청소년월드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구자철(볼프스부르크), 김보경(카디프), 박종우(부산) 등 당시 멤버들을 주축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지도력을 검증받았다. 2018 러시아월드컵까지 내다본 장기적인 포석이란 시선에도 힘이 실리는 이유다.


'유명무실' 한국 축구, 1년 남은 월드컵 본선 과제는 최강희 감독(왼쪽)-홍명보 전 감독(오른쪽) [사진=정재훈 기자]


A대표팀은 최종예선을 거치며 안팎에서 상당한 잡음에 시달렸다. 해외파와 국내파, 베테랑과 신예 사이 선수 선발 과정에선 늘 논란이 반복됐다. 뚜렷한 베스트11의 윤곽조차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매 경기 실험을 반복하다 졸전을 자초했다. 대표팀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의 부재도 아쉬운 대목. 위기 때마다 불거진 박지성(퀸스파크 레인저스)의 대표팀 복귀론이 또 다시 고개를 들었다.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았다. 최 감독 부임 이후 치른 14경기에서 23골을 넣은 반면 20골을 허용하며 공수 모두 만족스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 이 가운데 무실점 경기는 두 차례에 불과하다. 스페인, 크로아티아 등 강팀들과의 친선경기에선 각각 4골씩 내주며 세계무대와 격차를 실감했다. 맹주를 자부하던 아시아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수 자원들이 거쳐 간 포백 수비라인은 잦은 실수로 불안감을 가중시켰고, 고질적인 세트피스 실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에도 졸전을 거듭한 원인이다.


대륙별 최고봉이 모인 월드컵 본선은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한국은 급변하는 세계 축구의 흐름 속에서도 남다른 정신력과 팀워크로 어깨를 견줬다. 이미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와 2010 남아공대회 원정 16강 진출로 팬들이 거는 기대감은 상당하다.


브라질월드컵 본선은 2014년 6월 13일 브라질 상파울루 아레나에서 닻을 올린다. 운명을 가를 조추첨식은 12월 7일 새벽 브라질 코스타도 사우이페에서 열린다. 해묵은 논쟁은 결국 원점에서 다시 시작됐다. 새 출발을 앞둔 대표팀이 한국 축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제대로 된 밑그림을 그려나가야 할 시점이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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